스타트업 인터뷰

[스타트업 인터뷰] 디자인부터 전략기획까지… 닥터다이어리 디자이너 박민지

스타트업엔 2022. 10.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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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
단순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니라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
좋은 디자인이란? "잘 팔리는, 잘 선택받는" 쓸모 있는 디자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중 단연 눈에 띄는 회사가 있다. 오직 당뇨인을 위한 당뇨관리 앱인 닥터다이어리는 80만 당뇨인들이 이미 사용 중인 앱으로 혈당관리부터, 식단까지 당뇨인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닥터다이어리의 송재윤, 류연지 부대표는 헬스케어&과학부분 ‘2020년 포브스 선정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되었다. 지난 3월에는 147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닥터다이어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박민지 디자이너를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 중인 박민지 디자이너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닥터다이어리 전략기획사업부의 마케팅팀 디자이너 박민지입니다. 마케팅 페이지 기획 및 제작, 광고 소재 제작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영화 CG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광고 영상 제작을 전공했고, 그중에서도 모션 그래픽 또는 영화나 광고의 CG 같은 후반 작업들을 주로 공부했어요. 

 

그런데 막상 깊게 들어가 보니, 길면 1년씩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야 하는 업무 환경이 그닥 재밌지 않았고, 저와는 맞지 않더라고요. 1가지를 주구장창 붙잡고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하는 게 너무 지루했어요. 그래서 빠른 기간 내에 역동적으로 다양한 작업물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를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영상 디자이너로서의 나는 어땠을까?”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요. 오히려 영상을 전공한 덕분에 닥터다이어리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그리고 사실 친동생과 같은 대학교 같은 과를 졸업했어요. 현재 전공을 살려 광고 쪽에서 일하는 동생을 보면, 제 업무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박민지 디자이너

Q. 전략기획사업부는 어떤 업무를 하는 팀입니까?

 

우선 전략기획사업부는 회사 방향에 맞는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그와 동시에 마케팅, 브랜딩, 대외협력, 디자인 등 고객과의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부서입니다.

 

닥터다이어리 안에는 당뇨, 식단, 체중, 고혈압 등 건강에 관한 고민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앱 서비스, 그분들이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머스 닥다몰과 무화당,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코칭 서비스 등 여러 서비스가 존재하는데요. 각각의 프로덕트마다 전략이 다르지만, 모든 프로덕트는 결국 닥터다이어리 안에서 움직이니 결국은 하나의 방향으로 합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전략을 세우는 부서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희는 사내 다양한 부서와 협업을 할 기회가 굉장히 많은데요. 그러기 위해선 좋은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함도 필요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결하고 짜임새 있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서 크리에이티브한 역량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논리적인 사고 능력이 필수인 부서입니다. 팀 내에서 정말 감사하게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셔서 열심히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Q. 전략기획사업부의 팀원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략기획사업부는 저 포함 여섯 분이 일하고 계시는데요. 부서 이름만 들으면 굉장히 날 서있고 깐깐할 거 같은 이미지가 있을 수 있지만 실은 누구보다 친근하고 따뜻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입니다.

 

굉장히 스마트하고 스타일리시하신 P.O 혁진님, 대한민국 국민 절반은 다 친구이실 거 같은 대외협력을 담당하시는 한식님, 전략기획사업부의 웃음이 끊기질 않게 만드는 디자인리드 호진님, 잘생겼고 똑똑하기까지한데 여자친구는 없으신 마케팅리드 로아님, 큰 키에 비해 마음만큼은 푸딩 그 자체인 마케터 태현님, 이분들과 함께 멋진 일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대외협력을 담당하시는 한식님을 필두로 '90일간의 쉬운 당뇨 클래스'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전략기획사업부에서 이 행사를 준비하며 팀원끼리 더욱 돈독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행사를 진행 중인 박민지 디자이너

Q.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시면서 힘드신 점은 없었나요?

 

기획부터 제작, 운영까지 모든 걸 저희 부서에서 진행했는데요. 상당히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당화혈색소(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수치) 개선율을 보니 행사 전보다 행사 후 수치가 좋아진 분들이 전체 참가자의 약 94% 정도시더라구요.

 

90일동안 행사를 통해 함께 관리한 분들의 94%가 당화혈색소 수치가 개선됐다는 말인거죠.
굉장히 의미있는 수치를 보니 저희까지도 덩달아 기분 좋았습니다. 두 손 꼭 잡으시며 이런 행사를 기획해줘서 고맙다던 분,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저희가 큰 힘이 되어주셨다는 분 등. 그러한 분들과의 그러한 순간 덕에 되려 저희의 의미를 하나 둘 찾아가는 거 같습니다.

 

Q. 박민지 디자이너님의 닥터다이어리 합류 전 이력이 궁금합니다. 

 

디자인은 늘 가까이 하던 취미였는데요. 몇 차례 제 재능을 인정 받는 사례를 통해 이 직업을 선택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요. 한 번은 고등학생 때 이투스에서 참가 제한이 없는 수능 플래너 디자인 콘테스트가 열린 거예요. 야자 시간에 뒤에서 몰래 휙휙 만들어서 참가했는데요.

 

제 디자인이 우승하게 되었어요. 그때 받은 우승 금액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 가방을 사드렸었는데 그 계기를 시작으로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서 돈을 번다는 일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하루는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으셨는데요. 디자인 콘테스트가 있던 때랑 일정이 맞물려, 참가에 의의를 두며 휙휙 30분 만에 만들고 제출했죠. 그런데 덜컥 1등을 한 거예요! 이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나는 디자인으로 벌어먹고 살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던 중, 주변 분께 디자인 의뢰받아 작업 한 적이 있는데요. 이게 소문이 나게 되어 운 좋게도 자연스럽게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저의 첫 커리어가 시작되었지요.

 

Q. 디자인 대회에서 30분 만에 만든 작품이 우승을 했다고 하셨는데요.. 비결은 무엇인지요?

클라이언트가 뭘 요구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잘 만든 디자인이라도 클라이언트의 핀트에 맞지 않으면 의미 없어지니까요. 몇년 전, 우승한 디자인 작품은 지금 보면 비주얼적으로 예쁘지 않아요. 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원하는 것을 더 빠르게 파악하고, 디자인에 정확하게 반영했기 때문에 우승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디자인뿐만 아니라 카피 라이팅까지 잘하시는 다재다능한 디자이너라 들었습니다. 꾸준히 놓치지 않고 하는 공부나 노력들이 있다면 몇개만 소개해 주세요!

 

디자이너는 단순히 보기 좋은 걸 만드는데 집중하기보단 이 디자인이 왜 필요한 지, 어떻게 쓰일 지, 과연 다른 사람들도 반응하는 작업물일 지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있어야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들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결국은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더라구요.
더 좋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마케팅 위주로도 틈틈이 공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디자인에 대한 공부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디자인 툴 공부나 레퍼런스 수집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비핸스나 핀터레스트 등 출퇴근 시간에 보면서 오늘 할 작업에 적용해 보면 좋을 거 같은 레퍼런스 들은 꾸준히 보드에 저장하고 있어요. 또 최근에 ‘블렌더’라는 3D 툴에 한참 빠져서 재밌게 공부 중입니다.

 

추가로, 디자이너에겐 영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이 보고 듣고 느낄수록 더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특히 평소 일상생활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데요. 가장 좋아하는 건 ‘음악’입니다! 그중에서도 보사노바 장르를 정말 좋아해요. 보사노바의 아버지라 불리는 브라질 출신의 ‘Antonio Carlos Jobim’ 노래를 들으면 신기하게도 작업 능률이 정말 많이 올라가요.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들어보세요!

박민지 디자이너가 작업한 무화당 캐릭터

Q.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디자인인가요?

 

흔히들 디자이너는 예술과 대중 사이에서 고민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예술에서는 작가의 의도가 평가의 기준이 되지만, 디자인은 의도가 좋다 해도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 없어요. 결국 디자이너는 예술이 아닌 ‘잘 선택받는’, ‘잘 팔리는’ 즉 ‘쓸모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쓸모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늘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Q. 닥터다이어리는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 합류하게 되셨나요?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식단, 체중, 고혈압 등 건강에 관한 고민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수많은 건강 고민들을 오직 닥터다이어리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앱이죠.

프리랜서 디자이너 시절 때 닥터다이어리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요. 그 때 두 대표님을 보며 이 회사는 꼭 성공하겠다.란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죠. 그러다 좋은 기회로 합류하게 되었구요.

 

두 대표님 포함 모든 구성원이 정말 따뜻한 분들이라 금세 적응할 수 있었어요. 또, 모르는 건 차근차근 알려주고 서로 숨은 재능을 끄집어 내주는 문화 덕에 금방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지요.


첫 입사일 이후 3년이 흐른 지금도 똑같아요. 신규 직원분들이 오시면 ‘닥터다이어리는 모든 사람이 좋은 거 같다’는 말을 꼭 하세요. 협업하다 보면, 모든 구성원분들이 회사의 성장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게 느껴지고, 또 똑똑하고 진취적인 분들과 함께하니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어요.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회사를 가끔 친구들에게 자랑하는데요. 사실 어딜 가나 사람 스트레스가 크잖아요. 이런 분들과 일할 수 있는 점을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한답니다.

무화당 매장 인테리어

Q. 일을 하시면서 재미있었거나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2019년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사무실 이전을 무려 4번이나 했는데요. 서울창업 허브센터에서 시작해 지금 여기 선릉 사무실에 오기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 했어요. 


평소엔 정신없이 일하느라 체감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변화들을 느낄 때면 “우리 회사가 정말 잘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가 성장하는 게 마치 제가 성장하는 느낌도 들어서 재밌고 뿌듯해요.

 

또 지금은 없어져 아쉽지만 무화당 오프라인 매장이 몇 곳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성수동에 있던 매장 인테리어 일부를 제가 도맡아 진행했던 기억이 나요. 플랜테리어 설계부터 의자 및 소품을 하나하나 비교해가며 구입하고 배치했는데요. 당시엔 너무 힘들었어요. “회사에서 책상이 제일 더럽기로 소문난 내가?! 인테리어를?” 하고 스스로를 의심했거든요. 근데 지나고 보니 너무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라 자주 그때가 생각나곤 합니다.

 

Q.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젊은 구직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스타트업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해보지 않은 일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인데요. 저는 이렇게 해석해요. “어떤 일이 나에게 맞는지를 찾아갈 수 있는 실험과 기회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좋아해서 하는 이 일을 과연 평생 할 수 있을지, 올바른 길인지는 아무도 답해줄 수 없지요. 직접 실험해가며 확실한 내 길을 찾아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매력적인데요. 저는 이 안에서 단순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닌 마케팅도 잘 할 수 있는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어요. 본인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라면 스타트업에 굉장히 잘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장담컨대 스타트업은 내가 가슴 뛰는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디자이너 롤모델인 호진님과 박민지 디자이너

Q. 마지막으로, 본인의 향후 목표 및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편식하지 않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처음엔 회사를 다니며 한글 로고 제작부터 시작해 패키지, 상세페이지, 광고 소재 등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의 작업물을 다루다 보니 꽤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요. 돌이켜보니 기획부터 시작해 여러 업무를 접해볼 수 있는 점 덕분에 성장의 질이 달라진 거 같거든요. 그래서 하기 싫은 작업이 있을 때도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또 나아가서 그 작업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회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항상 이 태도를 기억하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갖고 싶은 것들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최근 무화당 크림 카스테라 패키지 시안을 제작했는데요. A/B 안 중에 A 안이 최종 디자인으로 컨펌되었어요. 닥다몰 MD님 한분이 선정되지 못한 B안을 보며, 자기가 새로 이사를 하는데 집에 인쇄해서 걸어놔도 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요근래 그 말이 가장 듣기 좋았던 거 같아요. ‘누군가가 갖고싶은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 제가 정말 멋진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한테 개인적인 롤 모델이 있는데요. 바로.. 제 리드 디자이너이신 호진님입니다. 전략기획 사업부로 리빌딩되기 전 저희 팀은 일반적인 디자인팀이었어요. 보통의 디자이너는 문제 인식을 직접 하지 않고, 누군가 인식을 하고 그걸 토대로 기획을 해주면, 그에 맞춰 디자인을 합니다. 그런데 호진 님의 경우 모든 작업에 있어서 문제 인식을 먼저 하고 디자인을 진행하세요. 호진님이 합류하신 뒤로 저희 디자인 팀의 업무 방식도 많이 디벨롭되었어요. 디자이너가 작업 지시에만 맞출 때와 직접 문제 인식을 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인사이트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덕분에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꼭 호진님 같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닥터다이어리에서 대대적으로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서 제가 사랑하는 닥터다이어리와 우리의 좋은 서비스가 더 널리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스타트업엔(Startu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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