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하자 아침 일찍 출근하며 또 한숨이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는 아직 한밤중인데 그런 아내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얼마나 곤히 자는지 출근 준비로 이것저것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에도 깨지 않는다. 측은한 마음에 한참을 보다 현관문을 열었다.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괜찮아야 할 텐데...’ 일주일 전 아내가 골반이 아프고 몸이 피곤하다며 부인과 진료를 받았다. 다음 날, 증상이 좋지 못하다는 말에 조직 검사를 또 했다. 의사 말인즉슨 '자궁경부암' 검사란다. 아내가 덤덤히 그 말은 나에게 전하는데 나는 숨이 턱 막혀 말을 잇지 못했다. '암'이라니... 식사 중에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하는 아내를 앞에 두고 끝내 밥을 다 먹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밤 산책을 나갔는데 딸아이와 앞서 걷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