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 한국인의 캐나다 스타트업 창업기

스타트업엔 2022. 3. 17. 16:40
728x90

◇캐나다 창업기 – 캐나다에서의 창업에 도전하며

 

올해로 스타트업 창업가가 된지 어언 7년째에 접어들었다. 미국 시애틀에 둥지를 틀어 창업의 길로 들어섰으나 그리고 내가 나름 자부심을 가진 애플리케이션도 개발을 했으나 투자라는 금전적인 성공의 문턱은 넘지를 못했다. 그럼에도 내가 나를 기특하게 생각하는 점은 다소 쉽지않은 여정을 거쳐왔음에도 한번도 창업가의 길을 포기하거나 후회하지 않았다는 거다. 나에게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나의 일이 다른 어떠한 고난도 다 상쇄시킬 정도로 큰 즐거움을 주었기에. 

 

2021년 초봄쯤 이었던 것 같다. 어차피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내 스타트업 사업의 전략적 발판으로 오래전부터 생각했었고, 투자뿐 아니라 북미지역에 장기체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연히 스타트업 비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유치하려는 캐나다 정부에서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인 영어 점수가 일정정도에 이르고 (절대 높은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캐나다 정부가 선정한 20군데 정도되는 투자회사 중 최소 한 곳으로부터 투자금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받으면 캐나다의 영주권을 제공해주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사진출처 = 캐나다이민국

미국 시애틀에서의 체류는 운 좋게 특수재능 비자를 받아서 장기 체류할 수 있었지만 매년 갱신해야 하는 단점, 그리고 이미 미국에 모여든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그다지 비자의 큰 메리트가 없었다. 반면 보유한 땅덩어리에 비해 인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캐나다의 경우 창업만으로 투자와 영주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어차피 미국에서의 사업도 맨 땅에 헤딩하기로 했었고, 그래서 나는 아는 인맥 하나 없이 캐나다 정부가 선정한 20개의 투자회사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의 비전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투자회사들 대표 이메일 또는 제공된 신청서 양식에 기입한 후 결과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연락이 오지 않아서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던 중 3군데의 투자회사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하였다. 그들로부터 제안된 조건은 거의 동일했는데, 6개월 간의 잉큐베이션을 받고 최종 패스 결정을 받으면 투자금과 함께 캐나다 정부에 제출하는 추천서를 써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중 두 군데의 투자회사는 잉큐베이션 받는 비용을 요구하였다. 그것도 거의 1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이었다.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비용이 아니지만 나는 이민 이전에 창업이 먼저였고, 그렇게 큰 비용을 치루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거절을 했는데 마침 한 군데의 투자회사로부터 너무나 매력적인 제안을 받았다. 

 

스타트업 비자는 5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신청이 들어가기에 내가 함께 회사를 운영할 운영진이 필요했는데 마침 그 투자회사가 잉큐베이션을 통해 다른 팀원들을 연결시켜주고 내 맘에 드는 코파운더(co-founder)를 선정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드머니에 해당하는 투자금과 정부에 제출하는 추천서를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다. 나에게 요구하는 비용은 5000 캐나다 달러, 즉 한화 450만원 뿐이었다. 이거다 싶은 생각이 즉각적으로 들었고, 계약서에 서명을 한 지 정확히 6개월 후 나는 캐나다 정부에 스타트업 영주권 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다. 서로 의지 되는 다국적 팀원들 4명과 함께 정부의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은 일년 내로 영주권 비자가 나오는데 요즘 코로나 시국에다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조금 절차가 지연되고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원격으로 정기적 미팅을 갖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보다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알다시피 캐나다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교육, 교통, 연금, 사회보장 등 복지혜택이 많은 국가로 정평이 나있다. 적지않은 나이를 먹은 나로서는 사업도 사업이지만 그 사업을 하는 곳의 이러한 아름다운 환경이 더욱 큰 자극제가 된 것 같기도 하다. 후속 투자도 받아야 하고 소셜미디어 앱 개발도 서둘러야 하는 등 앞으로의 과정에서 또 난관에 부딪히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발딛게 될 새로운 나라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늘도 나는 행복하다. 

 

글/사진 = 김민하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