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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민하의 미래독백 3편 '혁신의 완성은 실행을 통해'

스타트업엔 2022. 3. 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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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이루는 기업만이 성공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보유한 물리적 자원이 열악한 스타트업의 경우일수록 혁신의 성취가 더더욱 성공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혁신의 일차적 요소를 창의력에 둘 것이고 창의력의 구현을 아이디어로 볼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코칭이나 투자심사를 담당했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스타트업 성공=아이디어’라는 공식을 과감히 폐기하라고 조언한다. 오히려 중요한 사실은 ‘평범한 아이디어의 비범한 실행력’이 성공을 위한 정답에 가깝다는 것이다. 혁신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실행이라는 의미다.

 

물론 아이디어와 실행을 이분해서 대립적으로 볼 것은 절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일수록 더욱 다이내믹한 실행력이 뒷받침될 수 있다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닐 거다. 하지만 창의력의 대명사가 아이디어인 것처럼 생각되면서 혁신과 성공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요소들이 가리워진데 대한 경고를 하는 것이다.

나이키 창업자 중 한 사람인 필 나이트가 저술한 《Shoe Dog》이라는 나이키 신화에 관한 책을 읽으면 비즈니스의 단계마다 놓여진 허들을 극복한 사례가 잘 서술되어 있다. 일본에서 신발을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발견한 것, 은행에서 대출이 거부되었을 때 다른 투자자를 만난 것 등이 그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모멘텀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다 한들 실행이 안 되면 의미가 없고 그다지 독특한 아이디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창업가 특유의 승부근성과 그릿(grit) 등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면서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 사업 초창기 길가에 버려진 전단지를 줍고 수개월 동안 인쇄소에서 문전박대당하면서 5만 개의 음식점 전화번호를 모아서 데이터베이스화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배달 앱은 배달의 민족 이전에도 존재했었으니까 아이디어의 독창성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봐야겠지만 어떻게 적은 비용으로 음식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것을 꾸준히 개선해 나갔느냐의 실행력이 그들의 성공을 좌우했다는 설명이 된다.

 

여기서 스타트업 멘토들이 제안하는 실행 관련 의미 있는 조언을 두 가지 소개한다. 새롭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흔히들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에 크게 좌우되지 말라는 거다. 단적인 예로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했지만 시장은 코카콜라 일색이 되었고, 인스타그램 이전에 이미 힙스타매틱이라는 이미지 앱이 존재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서는 사라졌음을 상기시킨다. 코카콜라와 인스타그램은 이미 다른 이들이 아이디어를 만들어 놓았다는 점에서는 독창성이 없었지만 실행 방식에 있어서는 독창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 것이다.

 

또 하나는 비즈니스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가령 우리가 ‘자동차’라는 명사를 생각하면 그와 연관된 개념 역시 고정된 그 무엇이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연식, 모델, 브랜드, 부품들 등등. 하지만 ‘차를 운전하다’라는 동사적 생각을 하면 연관된 개념 역시 다이내믹 해진다. ‘페달에 발을 얹다’, ‘핸들을 움직이다’, ‘여기서 어디까지 가다’ 등 행동과 과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의미다. 사고의 습관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모여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우리가 어떠한 사고의 습관을 갖느냐가 애초 혁신의 중요한 뿌리라는 이야기이다.

시간과 에너지를 완벽한 아이디어를 고안하는데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자칫 실행을 위한 다른 업무를 하는 시간과 노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또한 너무나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다는 것은 한두 개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마도 성공을 위한 비즈니스의 길은 ‘반 개’ 정도 되는 괜찮은 아이디어와 약간의 행운, 그리고 실행을 하기 위한 너무나 많은 노력들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게 맞을 거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다음과 같은 명언을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할 때이다.

 

“나에게 아이디어는 실행되지 않는 한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것들은 단지 승수(multiplier)일 뿐이다. 반면 실행은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 [스티브 잡스]

 

김민하 - 《미래독백2》 (김민하 저, 바른북스 펴냄, 2022) 중에서 발췌

글/사진 =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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