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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민하의 미래독백 4편 '브랜드의 진정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스타트업엔 2022. 3. 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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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진정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지난 몇 년간 땅에 떨어졌다. 포토샵으로 치장한 광고나 정교하게 편집한 광고문안들, 그리고 완벽한 비주얼의 광고모델 등이 지금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정도는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그보다는 정직한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겠다는 소비자들의 비율이 훨씬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까운 사례로 맥도날드의 경우, 식재료에 관한 뜨거운 논란 끝에 어떻게 햄버거가 만들어지는지 비하인드 영상을 릴리즈하기도 했고, 소비자들의 질문을 받는 캠페인을 벌여서 부정적인 소문과 이미지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요즘 시대 브랜드 진정성(authenticity)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선 첫 번째로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한 포용성(inclusivity)을 내보임으로써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디 포지티브 운동에 대한 입장이다. 날씬하고 비주얼이 강한 모델로 인한 스테레오 타입을 극복하고 실제 자신의 몸을 사랑하자는 바디 포지티브 운동의 영향으로 생활용품 브랜드 도브(Dove)나 몇몇 여성용품 브랜드들은 일반인 여성 모델을 고용함으로써 미에 대한 기준을 포용력 있게 재해석하려고 한다. 인종, 사이즈, 성별, 연령 등에 있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브랜딩 전략이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sustainable) 브랜딩 전략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회사가 파타고니아(Patagonia)다. 지속가능한 의류와 아웃도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으로 심지어는 자신들의 매장에서 옷을 구매하기 전에 재차 생각해 볼 것을 소비자들에게 설득하는 광고를 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옷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많은 환경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에 본사를 둔 샌들 브랜드 이파네마(iPANEMA)는 환경친화적이고 윤리적인 관점하에서 모든 제조공정이 이루어지기로 유명하다.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99%가 재활용된다고 하고, 모든 제품이 비건들에게서도 호응을 얻을 수 있는 PVC소재 합성물질로 만들어진다. 이파네마에서 사용하는 멜플렉스(Melflex) 플라스틱이 일반 고무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데 그럼에도 만일 소비자들이 새 제품을 원할 경우, 기존의 샌들은 재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고무의 경우 공정에서 사용하는 크루드(crude) 오일 때문에 재활용이 훨씬 어렵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교육을 장려하고 환경을 해치는 잔재를 축소하는 노력과 함께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이미지로 이파네마의 샌들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랑을 독점하고 있기도 하다.

 

세 번째,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브랜딩 전략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의 의류 신발 브랜드 톰즈(Toms)다. 관련 단체들과 팀을 조직해서 총기를 이용한 폭력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평등성을 추구하면서, 수자원에 대한 환경이슈와 노숙인들을 돕는 활동 및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재밌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위에 언급된 다양한 이슈 중 어느 이슈를 지지하는지 선택하게 하고, 제품의 구매를 단순한 소비 이상의 행위로 가치부여 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안티애드 광고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다양한 인터넷 매체로 인해 원치 않는 광고를 무수히 접하게 된다. 그래서 광고에 대한 피로감이 폭발 직전까지 누적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몇몇 브랜드는 현명한 안티애드 광고 전략을 택하기도 한다. 바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소개팅 앱 힌지(Hinge)의 경우, 그들의 앱은 제거될 운명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 회사의 목적이 데이트 상대를 찾게 해주는 것이므로 일단 목적이 달성되면 전화에서 지워질 것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광고화 한 것이다. 또 다른 재밌는 사례는 과자 도리토스(Doritos)의 광고물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름과 로고를 지우고 과자의 특징만을 이미지화해서 캠페인 한 것이다.

 

이상에서 보여진 바와 같이 이제 브랜딩은 제품의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상품 제조와 가격 정책 등 기업의 근본적인 경영방침과 전략에 녹아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는 브랜드라면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리라고 예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닐 것이다.

 

김민하 - 《미래독백2》 (김민하 저, 바른북스 펴냄, 2022) 중에서 발췌

글/사진 =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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