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문가가 말하는 투자유치 전략
웨이브파트너스 대표이자 공인회계사인 안기덕 대표의 투자유치 노하우 공개
투심 과정에서 전보다 수익성 및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한 챌린지가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많은 대비가 필요
투자 클로징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여유 있게 투자유치를 시작하는 것이 좋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IR 진행은 절대 금물
필자는 그간 수많은 스타트업들의 내부관리 자문 및 투자유치 자문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성공사례와 실패 사례 등을 바로 옆에서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해당 경험을 토대로 투자유치에 대한 전반적인 방법론과 더불어 대표적인 업종별로 밸류업할 수 있는 스토리상의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는 지난달 스타트업의 주주·스톡옵션 관리, 법인 운영 업무를 지원하는 B2B SaaS 'ZUZU'의 운영사 코드박스와 ‘투자자를 움직이는 스타트업 가치 제안 전략’이라는 주제로 수백여 명의 스타트업 CEO 등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의 내용이다.
웨비나 전후로 투자유치나 밸류업 전략 등에 대한 스타트업 대표들로부터 수많은 질문들을 받았고 답변을 제공하는 중에 여전히 수많은 초.중기 스타트업들이 내부관리나 자금조달에 있어 부족한 경험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또 한번 경험하였다.
스타트업은 일반 사기업과 다르게 설립과 동시에 외부의 자금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특수한 형태이기 때문에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투명한 사업 운영에 대한 보고 의무를 가질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관리 체계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사소한 부분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할 경우, 향후 기업가치나 외부자금조달과 같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데 있어 크나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투자자를 움직이는 스타트업 가치 제안 전략’이라는 주제의 웨비나 내용을 독자분들에게도 전달하고자 한다. 최근 전반적인 투심 위축으로 투자 진행 전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아래의 세 가지 사항이 필수적이다.
첫 번째, 투심 과정에서 전보다 수익성 및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한 챌린지가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
두 번째, 투자 클로징 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여유 있게 투자유치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IR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투자전략 수립이나 투자 관련 자료를 잘 준비한 이후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투자사들은 초기 미팅 이후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회사들은 다시 재검토를 하지 않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IR 진행은 절대 금물이다.
먼저 투자전에 필요한 의사결정 요소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이 과정에서 얼마나 탄탄한 투자전략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전체 투자 일정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가 원하는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먼저 얼마의 자금을 언제까지 조달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조달금액을 결정할 때, 단순히 ‘현재 월 버닝이 얼마니까, 1-2년 정도 운용하려면 이 정도 조달하자’가 아니라 조달 용도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각 용도별로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 또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사전에 머릿속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더불어 이러한 자금으로 어떠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설득이 가능해야 함은 물론이다.
회사가 투자 자금으로 어떤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업사이드를 해서 다음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는 투자사들이 보는 중요한 투자의사결정 요소 중 하나이다.
전체 투자 진행 일정은 현재 월버닝이나 마케팅, 채용 등과 같이 이벤트성 소요자금까지 고려해서 런웨이를 산출하고 9~12개월 전부터 여유 있게 투자유치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투자자 그룹은 초기 투자 같은 경우에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재무적 투자자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초.중기 이후에는 전략적투자자도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
전략적투자자는 사업제휴라든지 협업 목적으로 지분투자를 하기 때문에 실제 펀더멘탈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복수의 전략적 투자자가 서로 상충할 경우에는 택일할 수밖에 없고, 투자유치 이후에는 주주로 참여한 회사와 제한적으로 사업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장단점이나 핏을 잘 따져봐야 한다.
정리하면, 투자 라운드를 구성하는 투자자들 그룹이나 비중을 정할 때, 기존 주주에게 어느 정도 배정할지 신규 주주는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등을 잘 정해야 한다.
투자조건 중 투자 시 발행되는 주식 형태는 이론적으로는 보통주, 우선주, 전환우선주 등 다양하지만, 실제 거의 대부분이 RCPS, 즉 전환상환우선주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전환상환우선주는 쉽게 말해 우선주에다가 전환권, 상환권이라는 두 가지 옵션이 붙어 있는 형태이다. 초기 투자같은 경우에는 자금조달을 빨리하기 위해서 후속 투자에서 밸류를 확정하는 방식인 SAFE 투자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이제 밸류에이션도 정해야 하는데, 예상 매출, 손익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기준안에서 산출하고 예상범위에서 가장 높은 상단으로 제시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매출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극초기나 초기 기업의 경우에는 투자 필요금액에서 역산해서 10%에서 20% 기업가치 밴드가 얼마가 될지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본격적으로 IR 준비에 들어가기 앞서 두 가지 개념을 꼭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투자유치 자문을 하다 보면 투자가 잘 안되거나, 심사과정에서 드롭이 되는 곳들은 기본적으로 얼라인(전후 내용의 일관성)이나 로직(논리적인 근거) 개념이 부족한 적이 많았다.
먼저 이 두 가지 개념은 스토리라인 구상이나 재무플랜수립과 같이 투자준비단계에서부터 실사대응까지 투자업무 전반에 걸쳐 잘 숙지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IR미팅을 하다보면 대표님의 비젼이나 계획은 저 멀리 앞서 나가있지만, 실제 비즈니스 데이터나 내부 운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그 갭이 너무 크면 심사역이 기본적으로 회사 자료에 대해서 신뢰하지 못하고, 그 결과 투자 보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IR 미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이후에 실사 과정이나 Q&A 과정에서 제공하는 자료들과 반드시 얼라인이 되어 있어야 한다.
결국 투자사나 심사역들은 비즈니스 데이터나 이에 기반한 숫자들에 근거해서 투자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핵심지표들의 추이라든지, 가입률, 이탈률 같은 고객 관련 지표들, 확장 플랜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있어서 회사의 차별성, 핵심 역량이라고 하는 내용들이 관련 자료들의 결과치와 얼라인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로직이다. 회사가 제공하는 모든 데이터나 수치는 추정치나 의지치가 아니라 그 근거나 출처가 명확해야 한다. 회사소개서나 투자실사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들이 제공되는데, 예를 들어, 잠재적인 고객 수요, 가입률, 이탈률, 리텐션율 등 데이터들은 시스템상 Raw Data에 근거하거나 산출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투자는 PPT에서 시작해서 Excel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회사소개서지만, 결국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요소는 숫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숫자를 뒷받침하는 모든 구성요소들에 대해서 자료들 간의 얼라인, 로직이 명확해야 원하는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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