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은 기업가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전례 없는 시기였다. 중앙은행이 만연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통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금리가 치솟고, 팬데믹이 종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문제는 지속되고 있으며, 벤처캐피탈 자금은 거의 하룻밤 사이에 말라버렸다. 크런치베이스의 수치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자금은 2022년 3분기에 2분기 대비 33% 감소했으며,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거의 53% 감소했다. 적어도 지금은 과거의 호화로운 시드 펀딩 라운드의 시대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경제 활동의 둔화로 인해 기업가들이 소비를 꺼리고 경기 침체 위험을 배경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기업들조차 작년에 몰락했으며, 모든 기업가와 스타트업은 두려움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벤처캐피탈 투자자들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많은 스타트업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지금은 기회입니다!
2023년은 기업가들에게 엄청난 도전과 기회가 될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재정적으로 기반을 마련하고 비즈니스 발전에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제공하는 도시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일부 대도시는 교육 수준이 높은 인력, 자금 조달 가능성, 관대한 세금 규정으로 인해 스타트업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스타트업을 최대한 지원해 주는 도시를 물색해야 할 때다. 스타트업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었지만, 이 도시들은 최고의 관광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23년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도시를 소개한다.
◇ 미국 : 샌프란시스코 베이
가장 유명한 기술 스타트업과 다국적 기업이 있는 실리콘밸리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은 미국 최고의 스타트업 허브 중 하나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실리콘 밸리는 일부 유명 기술 회사들이 직원을 대량 해고하면서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테크 밸리의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며, 언제 다시 정상에 오를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대기업들이 평소보다 느린 경제 활동과 투자를 배경으로 금융 조사를 억제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과 Meta, Amazon에서 Google, Dell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해고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은 부유하고 저명한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기업가들에게 최고의 장소 중 하나이다.
◇ 미국 : 뉴욕시
9,000개가 넘는 기술 스타트업과 1,890억 달러가 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한 뉴욕시는 실리콘밸리 베이 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스타트업이 있는 곳이다. 캘리포니아주와 마찬가지로 뉴욕도 경쟁이 치열하며 식품, 기후 기술, 농업 기술 등 첨단 기술 혁신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뉴욕에는 부유한 투자자 외에도 41만 개 이상의 여성 소유 기업이 있으며, 뉴욕시 노동력의 절반에 가까운 46%가 이민자들로 구성된 다양한 생태계가 있다. 뉴욕은 역동적이고 고도로 숙련되고 교육받은 인력을 보유한 도시로, 기업가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한 곳이다.
◇ 영국 : 런던
영국의 수도이자 영국 의회의 소재지이며 영국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런던은 대서양 건너편에 위치한 기업가들에게 경쟁력 있고 활발하게 번성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제공한다.
영국에는 11,770개 이상의 투자자가 있으며, 그중 4,500개에 가까운 투자자가 현재 런던에 위치하고 있다. 기술 스케일업은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동력이 되어 왔으며, 비 VC 또는 엔젤 투자 또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며,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과 기타 경제 요인으로 인해 투자 거래를 성사시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적시에 출시하고 제공하는 것은 기업가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스타트업을 확장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영국 : 캠브리지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케임브리지가 또 다른 잠재적 옵션이 될 수 있다. 런던과 달리 경쟁이 조금 덜 치열하며, 기업가들은 혁신가 및 우수한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
캠브리지 실리콘 지역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가들은 경쟁이 치열한 런던 시장을 벗어나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현대적인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유럽 : 탈린(Tallinn)
수십 년 동안 에스토니아는 발트해 지역에서 기술 및 비즈니스 혁신의 선두에 서 왔다. 이웃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마찬가지로 에스토니아의 수도인 탈린은 스타트업에 목마른 기업가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탈린은 다른 서유럽 대도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히트맵 신뢰 지수가 93%에 달하며, 최근 몇 년간 정부의 개입과 재정 지원으로 발트해 지역에서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위한 가장 주목받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탈린은 암스테르담, 파리, 베를린과 같은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 경제 성장과 영향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경제적 혜택과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있다.
◇ 유럽 : 스톡홀름
스톡홀름 북쪽에 위치한 스웨덴의 경제 성장과 생활 수준은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0년 현재 스웨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혁신적인 국가로 선정되었다. 기업가들의 비교적 낮은 국제적 포부와 적은 인구 등 스타트업 생태계에 몇 가지 해결해야 될 주요 과제가 있지만, 스톡홀름은 스타트업 기업가를 위한 세계 최고의 장소 중 하나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안정성과 번영, 고학력 인력이 기업가들이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주요 혜택 중 하나이다. 이 도시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들은 주로 핀테크, 빅 데이터, 로봇 공학, 푸드 테크, 웨어러블 및 라이프스타일 상품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른 주요 유럽 도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많은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런던이나 파리와 같은 도시 중 하나로 꼽았다. 혁신을 위한 광범위한 기회를 창출하여 기업가들이 영국, 미국,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과 같은 연결된 국가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아시아 :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최근 몇 년 동안 태평양 아시아에서 생활 수준과 라이프스타일의 질 측면에서 최고의 장소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스타트업 생태계 지수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한 계단 하락한 3위를 차지한 중국을 제치고 아태지역에서 두 번째로 우수한 스타트업 생태계로 선정되었다. 이 도시 국가는 스타트업을 위한 강력한 공공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가들은 국내외 벤처캐피탈 투자자로부터 가치 있는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인센티브는 소위 테크노프러너십 투자 기금과 같은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스타트업에 약 2백만 달러를 할당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라자다, 캐필러리 테크놀로지스, 디그니파이 등 이 지역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 아시아 : 방갈로르(Bangalore)
공식적으로는 벵갈루루로 알려진 이 인도 도시는 최근 몇 년 동안 농업 기술 및 푸드 테크 개발과 관련된 기술 혁신의 필요성에 따라 수천 개의 새로운 스타트업이 방갈로르에 둥지를 틀면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
인기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플립카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면 본사가 방갈로르에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방갈로르는 전국의 스타트업 혁신가와 기업가들이 주목하는 곳으로, 실제 디지털 솔루션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개인에게 점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속적인 글로벌 거시경제 문제와 고집스럽게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벤처캐피털의 자금 지원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스타트업 경제를 재부흥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모색함에 따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공공의 지원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 중동 및 아프리카 : 두바이와 리야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와 리야드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최고의 목적지로 선정되었다. 텔아비브, 베얼 셰바, 네스 시오나 등 다른 경쟁 도시들도 이 지역에서 유망한 기회를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두 도시는 농업 기술, 식품 기술, IoT, 디지털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차세대 기술 혁신에 대한 거의 미래지향적인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2022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GITEX 2022 콘퍼런스의 중심을 차지했다.
아태지역은 국내 및 자국 스타트업이 더 많이 진출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진입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다. 하지만 금전적 투자 측면에서 볼 때 이 두 도시는 기업가들에게 획기적인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 아프리카 : 라고스(나이지리아) 및 케이프타운(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 대륙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속도로 발전했다. 아프리카 대륙은 인터넷에 연결되었고, 디지털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Statista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나이지리아 라고스가 최고의 스타트업 생태계로 선정되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이 2위를 차지했다.
작년 조사에 따르면 17억 달러의 벤처 캐피털 투자 중 70% 이상이 라고스에 위치한 스타트업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디지털 혁신과 외국인 투자에 대한 보다 진보적인 규제를 추진함에 따라 2022년 마지막 6개월 동안 라고스 기반 데이터 센터에 약 10억 달러가 투자되었다.
남아공은 2015년 5천만 달러였던 벤처캐피털 투자가 2021년에는 3억 5천만 달러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남부 아프리카에서 스타트업 혁신의 1위 국가로 선정되었다. 61개의 핀테크 스타트업과 에듀테크 혁신을 주도하는 핀테크 선도 도시 중 하나인 케이프타운에는 남아공에서 가장 크고 성공적인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JUMO와 테라코 데이터 환경이 모두 있다.
◇ 라틴 아메리카 : 상파울루
브라질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중 하나인 상파울루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신생 기업과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았으며, 이 나라와 대륙이 외국인 투자의 핫스팟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수의 신생 기업과 스타트업이 설립되었다.
브라질은 세계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소비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기업가들이 이러한 확장의 중심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상파울루가 스타트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이 지역이 대륙과의 국제 무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 라틴 아메리카 : 보고타
콜롬비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보고타는 2021년 기준 스타트업 생태계가 10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성장하면서 수많은 스타트업의 각축장이 되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이 라틴 아메리카의 수도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프리 시드 액셀러레이터 중 하나인 파운더스 인스티튜트는 현재 보고타에서 현지 기업가들이 스타트업과 비즈니스를 설립하는 데 필요한 도구, 지식, 금융을 지원하는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핀테크, 프롭테크, 전자상거래는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분야 중 하나이며, 지속적인 국제 투자는 지역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가들에게 풍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도시들은 뛰어난 스타트업 환경을 가진 도시 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올해 어떤 국가나 도시가 기업가와 스타트업을 위한 선도적인 혁신 허브가 될지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지만, 올해는 새로운 기회가 다른 형태로 나타나 기업가들에게 재고하고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실제 솔루션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와 리소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사료된다. 지속적인 공공 지원, 국제적 투자, 보다 진보적인 규제로 인해 일부 개발도상국 도시들은 새로운 경제적, 창의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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