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만큼, 글로벌 스타트업 및 이노베이션 테스트 베드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매년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에서 발표하는 ‘세계경쟁력지수’에서 싱가포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Top 5에 들었으며, 2021년에는 전 세계 경제성장률 1위 국가로 선정되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중심지로, 자본, 인재, 파트너 네트워크가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 허브로 인식되고 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 Top 3
이처럼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고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2021년10월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 대표적인 협회인 ACE(Action Community for Entrepreneurship)와 컨설팅사 PwC(PricewaterhouseCoopers Singapore)의 Venture Hub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가한 기업들의 응답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펀딩 부족”을 스타트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응답했으며 “전문 인재 공급의 부족”, “높은 국내외 시장 진입장벽”이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 1 : 펀딩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응답
싱가포르 이노베이션 정책 컨설팅 및 연구소 Startup Genome의 조사에 의하면, 싱가포르는 글로벌 펀딩 생태계 부문에서 세계10위를 기록했다. 또한 싱가포르에는220개사가 넘는 투자사와 약 200개사의 액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 관련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튼튼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시드 & 시리즈A 펀딩 단계에서 글로벌 평균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우수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투자 유치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ACE와 Pw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싱가포르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보조금 조건과 펀딩 조건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답변하였다. 일부 보조금의 경우 정산 후에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에 많은 재원 투입이 필요한 초기 사업 개발 단계에서는 이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펀딩’에 대한 주요 플레이어들의 입장 또한 상이하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자사의 기술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스타트업 기술이 차별성을 갖고 있지 않아서 투자를 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딥테크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딥테크 기술의 경우, 실증이 없고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므로, 수익을 창출할 때까지 사업을 유지하는 리스크가 크다. 싱가포르 딥테크 생태계를 관리하고 있는 SG Innovate에 따르면 딥테크 솔루션은 약 10년의 준비를 거쳐 제품을 출시한다. 벤처캐피탈 펀드의 평균 존속기간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 ESG)은 투자자 및 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Startup SG Founder : 벤처캐피털 투자사를 Accredited Mentor Partners(인증된 멘토 파트너)로 섭외, 최초 창업자를 위하여 사업 개발, 컨설팅, 공용 오피스 입주, 피칭, 펀드 레이징 등을 지원해준다.
▲Startup SG Accelerator : 스케일업 및 해외진출을 목표로 둔 스타트업의 경우, 정부에서 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하여 자금, 창업, 운영관리 등의 멘토십을 제공하고 있다.
▲Startup SG Tech : 혁신 기술의 상업화를 가속화하기 위하여 실증 (Proof-of-Concept) 및 가치 검증 (Proof-of-Value)을 지원해주는 보조금 제도이다.
▲Startup SG Equity :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투자자들과 함께 공동 투자자로 나선다. 일반 테크 기반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 팜비오, 메드테크, 애그리테크 기술에 초점을 둔 초기 단계 싱가포르 딥테크 스타트업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참고로 “Startup SG Equity” 제도를 살펴보면 싱가포르 투자자가 일반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 되면 첫 S$ 25만에 대해 투자사는 30%, 싱가포르 정부는 70%를 공동 투자를 한다. S$ 25만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각각 50%를 투자한다(S$ 200만 까지). 반면, 딥테크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 첫 S$ 50만 분에 대하여 투자사는 30%, 싱가포르 정부는 70%를 공동 투자를 한다. S$ 50만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각각 50%를, S$400만 초과 구간에서는 투자사는 70%, 싱가포르 정부에서 30%를 공동 투자를 한다(S$ 800만 까지).
# 2 : 전문 인재 확보의 어려움
ACE와 PwC에서 실시한 인터뷰에 의하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 등의 전문적인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인구직 에이전시 Persolkelly에서 발표한 조사와 같은 결과이다.)
전문 인재 확보가 어려운 이유로 싱가포르 대학교에 관련 교육 및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으며 까다로운 워크비자 신청 조건으로 적기에 우수한 구직자를 놓쳐 사업 계획이 늦춰졌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싱가포르 정부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illsFuture 제도
첫 번째 사업은 “SkillsFuture”라는 지원 사업이다. 25세 이상의 싱가포르 시민권자에게 S$500의 지원금을 주고 기술을 배우는 것을 독려하는 프로그램이다. 40세 이상의 싱가포르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 소유자는 “Mid-Career Enhanced Subsidy”를 통해 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SkillsFuture”를 통해 싱가포르 거주자들의 기술 지식과 관련 역량을 향상하여 변화하는 산업 니즈에 부합하는 노동력을 공급하고자 한다.
▲주요 대기업과 산학협력으로 전문 인재 창출
아울러, 싱가포르는 산학협력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IBM, Rolls Royce, Keppel등 대기업과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블락체인, 데이터 분석, 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Tech.Pass 비자 제도
마지막으로는, “Tech.Pass”라는 제도이다. 외부에서 기술력이 높은 노동력을 유치하기 위한 일종의 비자(Pass)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Tech.Pass”는 외국인 테크 기반 창업자 및 전문가가 그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동행 및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3 : 국내외 고객 접근성
싱가포르는 인구가 540만 명 정도인 섬나라이다. 적은 인구와 제한적인 내수시장 규모 때문에 싱가포르 스타트업은 해외 시장에 의존하게 되며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대면 네트워크 기회가 줄어들면서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타트업은 특히 파트너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싱가포르 정부에서 2022년4월 26일부터 방역 제한을 풀기 시작하면서 해외 출장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스타트업들의 해외 사업을 더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Accreditation@SGD”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을 갖고 있거나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국내외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싱가포르 공공 프로젝트 발주 시 공개 입찰(tender) 과정을 밟지 않아도 되며, 정부의 추천을 받을 수 있어 시장에 보다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 실적은 이후 해외 진출 시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 통상산업부(Ministry of Trade and Industry, MTI)는 싱가포르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민관 협력 위원회 “Pro-Enterprise Panel(PEP)”을 구성하였다. 민간 단체와 정부가 협업하며 규제 관련 우려가 있으면 그에 맞는 조치 방법을 제안,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2,000건이 넘는 제안을 받았으며 실질적으로 규제 변경을 가져온 건은 1,000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의 경우, 규제 관련 어려움을 느낀다면 PEP의 ACE(Action Community for Entrepreneurship)와 만나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솔루션을 찾아볼 수 있다.
◇싱가포르 진출 시 참고할 만한 팁
싱가포르에 진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정착하는 것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에 법인이 있을 경우, 싱가포르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관계자들 또한 싱가포르 진출의 기본은 현지 법인 설립이라고 입을 모았다. 싱가포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Golden Gate Ventures의 Angela Toy는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들이 타겟시장에서 직접 활동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하였다.
싱가포르 해외 법인 설립 시 비용, 직원 채용, 사무실 공간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경우, KOTRA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사화사업, 민간 컨설팅사 또는 싱가포르 K-Startup Center(KSC)와 Korea IT Cooperation Center Singapore(KICC)에 문의를 하면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자료출처 : 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IMD), Vertex Holdings, PWC, Startup Genome, Startup SG, 현지언론 (Business Times, Straits Times), SkillsFuture Singapore (SSG), 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 SingStat, InfoComm Media Development Agency (IMDA), Ministry of Trade and Industry (MTI), KICC & KSC 각 홈페이지 및 SNS, KOTRA 싱가포르무역관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동향] 베트남 스타트업 관련 기술 및 투자 생태계 동향 (0) | 2022.10.20 |
---|---|
[해외동향] 세계 최대 소상품시장 中 이우市에서 창업하기 (0) | 2022.08.09 |
[해외동향] 일본에는 어떤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있을까? (0) | 2022.07.01 |
[해외동향]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고립되는 러시아, 극복 될까? (0) | 2022.06.28 |
[해외동향] 2022년 1분기 미국 스타트업 투자 동향 분석 (0) | 2022.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