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터뷰

[온고지신 인터뷰]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하라" 옥천 기업인연합회 김종율 회장

스타트업엔 2021. 5. 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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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듣는 창업이야기 시리즈 1편... 옥천 기업인연합회 김종율 회장

 

스타트업엔은 특별 기획으로 선배에게 듣는 창업이야기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릴레이 형식인 온고지신(溫故知新) 인터뷰 1탄! (주)유명의 대표이사 이자, 옥천군 기업인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김종율 회장이다. 92년도에 맨몸으로 창업하여, 29년간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김종율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중인 옥천군 기업인연합회 김종율 회장(사진=이재만 기자)

Q1. 옥천 기업인연합회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옥천 기업인 연합회는 제조업을 하는 업체의 모임입니다. 회칙에 제조업에 한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연합회 산하에 지역협의회가 7개, 면지역 협의회 구성, 10개 지역 협의회에서 3개 협의회 해산되고 7개가 존재합니다. 현재 회원 130업체가 있습니다.

 

정보교류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옥천군과 옥천군 관내의 기업간에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옥천군기업인연합회에서는 노사 한마음 축제를 12회차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초지자체에서 처음으로 관내 우수 제품 박람회를 2019년 1회 행사로 개최했습니다.

 

성과로는, 현장 판매에서 실적이 좋았으며, 관내 주민에게 관내 기업 제품에 대해 홍보가 잘 되었습니다. 금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추진 중입니다. 옥천의 대표 축제인 포도, 복숭아 축제와 연계해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Q 2. 회장님께서 취임하시고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신 업무는 무엇인지요?

 

2010년 4월 15일 5대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지금까지 9대까지 연임을 해서, 총 5선 동안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직원조차 없었습니다. 조직자체가 구성이 안 되어있었습니다. '회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협의회를 구성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임기 중에 큰 민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결국 이 민원을 잘 해결을 하였습니다. 양수리 소재의 예비군 훈련장 옆에 기업이 6개가 있었는데 진입로가 없었습니다. 기업인연합회에서 군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4억 2000만 원의 군예산을 들여서 진입로를 완공했습니다.

 

제가 11년 회장을 하면서 약 20여 건의 민원을 해결했습니다. 민원이라는게 대부분 군 또는 도와 관련된 민원이 많습니다. 민원은 95% 이상 해결했습니다.

 

저는 제 개인회사의 일보다는 기업인연합회일을 먼저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 직원들의 원성도 많이 사고 있습니다.(웃음)

인터뷰 중인 옥천군 기업인연합회 김종율 회장(사진=이재만 기자)

Q 3. 회장님의 초기 창업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92년도에 거의 맨몸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 제 수중에 있던 돈은 적금을 해약한 980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제가 시작한 사업이 기계 제작업인데, 기계 한대 없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적금을 해약한 980만 원 중 공장 임대보증금으로 500만 원을 내고, 그 당시에 엑셀 승용차를 200만 원 인도금에 할부로 구입했습니다.

 

장비라고는, 용접기, 그라인더, 드릴, 산소절단기 한대로 혼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영업 다니고, 밤에는 공장일을 했습니다. 한 달 정도 그렇게 하니 서서히 소문이 났습니다. 그렇게 3개월을 일을 하고 비로소 작업 선반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작업 선반을 구입했을 때, 결혼해서 처음 내 집 장만 한 것보다 더 설레어서 잠이 안 왔습니다. 두 달 후 ‘밀링’이라는 기계를 구입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일주일에 이틀도 집에 못 들어갔습니다.

 

제가 예비창업자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업을 시작할 때, 경력을 많이 쌓고 자본을 충분히 가지고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하루라도 젊어서 시작하는 좋습니다.

 

저는 30살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던 중 1998년도 IMF 시기에 기계 납품을 하고, 어음을 받았습니다. 그 어음이 부도가 낫습니다. 그 당시에 약 10억 원 정도 부도를 맞았습니다. 약 9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됐습니다.

 

집을 팔고 해서도 4억밖에 못 갚았습니다. 나머지 금액은 바로는 못 갚았지만 채권자분들이 저를끝까지 믿어주셨습니다. 저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시간 약속을 어겨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하루는, 대구에 있는 '대한 PVC'라는 업체에 약속을 잡고 지도를 보면서 찾아 갔습니다. (그 당시에는 내비게이션이 없어서 대부분 운전자들이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날따라 대구시내의 차량 정체가 엄청 심했습니다. 앞에 찾아가야 될 건물이 보이는데, 차는 꼼짝달삭을 안 했습니다. 저는 300미터 앞에서 비상등을 켜놓고 차를 옆에 주차해놓고 뛰어갔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어기지 않고 약속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한 것을 대구업체 사장님이 인상 깊게 봐주셔서 이후에 상당히 많은 량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저는 IMF때도 1년 만에 복구를 하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 당시에는 해외에 기계 수출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중국에서 합작회사 제안이 들어와서 합작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게 이후에 저의 사업을 힘들게 할 원인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중국 비즈니스를 하면서 저는 6개월 동안 팩스로 업무보고만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계를 두 개 라인을 증설해 주세요.. 라고 연락을 받고 중국 현지에 가보니 저녁 5시 조금 넘었는데, 공장 마당에 제품이 하나도 안 보였습니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확 들었습니다.

 

유리창을 통해서 공장을 보니 설비가 하나도 안 보였습니다. 경비원한테 물어보니, 본인 비번 날 공장의 설비가 없어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인 책임자가 공장의 기계를 다 빼돌려 팔아먹은 겁니다.

 

저는 중국어도 서툴고, 외국인이기 때문에 당하고도 제대로 대응을 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승승장구 할 거 같았던 사업이 다시 힘든 상황으로 처박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폐업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온 이유는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고되도 제가 일을 하면 되니깐.. 버텨왔습니다. 비록 지금은 회사가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저에게는 29년 동안 운영 중인 회사가 있습니다. 29년 사업하면서 떳떳한 것은 남한테 1원도 피해를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약속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합니다. 특히 시간 약속은 철저히 지킵니다. 내 시간 만큼 상대방도 시간은 소중한 거니까요

 

Q 4. 옥천에는 어떤 기업이 있습니까?

 

옥천에서 현재 가장 잘나가고 있는 회사는 교동식품 이라고 생각합니다. 탕류, 삼계탕 등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간편식을 생산하고 있어 현재 코로나 시국에 잘 맞는 회사입니다. 교동식품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겁니다.

교동식품 제품사진

또 다른 기업으로는, 서부에 있는 주식회사 대송입니다. 농기계 부품을 생산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개발도상국 쪽에는 우리나라 7~80년대 의 농기계 붐처럼 수출 물량이 엄청납니다. ㈜대송은 농기계의 대표적인 국제, 대동 등 국내 농기계 완성차의 부품을 주로 생산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이 두 기업 다 충청북도에서 '기업 대상'을 받고 급성장을 하고 있어, 저는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5. 옥천은 신규 기업(스타트업)에게 어떤 지원을 해주고 있나요?

 

옥천군에서 지원한다기 보다, 충청북도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 대송도 스타기업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충청북도에서 3년간 연간 2억씩 개발비를 지원 중입니다.

 

남부 상군이 충청북도에서도 낙후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잘나가는 곳은 청주 진천 음성입니다. 그나마 옥천군이 기업 수로는 보은, 영동군을 합친 기업 수보다 많습니다.

 

옥천군에서 기업을 운영하기에 애로사항이 많은 이유는 환경규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중 하나입니다. 옥천 지역은 80%가 수변구역으로 묶여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체는 470여 개 업체가 있습니다. 옥천군의 기업들은 대부분 농기계 부품, 자동차 부품, 식품 등의 제조업체입니다. 업종 자체가 단순한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Q 6. 옥천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으신지요?

 

재작년 8월에는 우리 관내 조달등록이 되어있는 업체들로 조달업체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구매물품을 관내기업제품 우선구매 하도록 했습니다.

 

규제가 심한 만큼 다른 지자체보다 기업유치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현 군수님께서 이런 뜻을 받아주셔서 기업 박람회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옥천군이 살아가려면 기업유치가 급합니다. 기업이 활성화가 되어야 젊은 인구가 유입될 겁니다. 중소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됩니다. 결국 장래를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옥천군이 살길입니다. 옥천군은 재정 자립도가 20% 미만입니다. 재정 자립도를 높이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으로 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기업인연합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군에 요청하여, 기업 지원 조례를 많이 재정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옥천군 기업인연합회 김종율 회장은 창업을 결심했으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고 조언했다.(사진=이재만 기자)

Q 7. 예비창업자 또는 초기 창업자에게 한말 씀 해주신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빨리 남이 먼저 하기 전에 먼저 시작하세요. 생각이 깊어지면 늦어집니다.

젊었을 때 빨리 실패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는 두렵지만, 젊었을 때는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창업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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