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터뷰

[스타트업 ESG 인터뷰] 경력 단절 4년 만에 스타트업에 취업한 그녀의 비결은?... '(주)법틀' 류성주 디자이너

스타트업엔 2023. 6. 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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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들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채용 및 복지 정책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은 결혼, 육아, 가사 등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의미한다. 이들은 평균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장기간 직장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경력단절 여성의 구직을 돕기 위해 채용박람회, 교육 프로그램, 재택근무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경력단절 여성의 구직을 돕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경력단절 여성은 평균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경력단절 여성은 경제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다. 셋째, 경력단절 여성은 스타트업의 다양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도 스타트업들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트업들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 사회의 일자리 창출과 성 평등 실현, 나아가 출산율에까지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트업엔은 기획 기사로 스타트업의 ESG 활동에 대해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 번째 편으로 둘째 출산을 계기로 경력 단절이 된지 4년 만에 재 취업에 성공해서, 사회인으로서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있는 '법틀'의 류성주 디자이너를 만나 인터뷰했다.

(주)법틀의 류성주 디자이너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법틀에서 UXUI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류성주라고 합니다.

 

Q. 경력 배경과 경력이 단절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학부에서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IT 회사에 UI 디자이너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였고요, 그 후 푸드 이커머스 회사에서 꽤 오랫동안 근무를 했습니다. 현업에서 총 10년이 넘게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아왔지만, 결혼을 하고 둘째 출산을 하게 되면서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할 때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력단절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었어요.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상황이 못되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마치 휴학했다 복학하듯이 다시 사회에 복귀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게 경력단절의 계기가 되었네요.

 

Q. 직장을 그만둔 기간은 얼마나 되었으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거의 4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아무래도 아이 둘 육아에 전념했었고 와중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둘째가 네 살이 되던 해까지는 당장 눈앞에 닥친 순간순간의 일들을 해결하며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이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아요. 마지막 한 해는 사회복귀를 준비하면서 뭐라도 해보려고 계속 시도하면서 역시나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고요.

 

Q. 경력 단절 후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꼭 스타트업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저의 경우 사회복귀를 준비하면서 매우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을 냉정하게 생각했어요. IT업계의 디자이너라는 직무 특성상, 항상 좀 일이 여유가 없는 편에 속하다 보니 내가 꾸준히 일할 수 있으려면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 조건 같은 것을 적어보고 그에 따른 현실 가능성을 따졌어요. 그때 고려했던 건 나의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으되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이여야 한다는 결론이었고 물론 이런 조건에 맞는 회사는 거의 없었어요.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하고 재택근무로도 일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시도와 부딪혀가며 법틀과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되었죠.

 

Q. 구직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어려움은 정말 시작부터 많았는데요. 일단 경력이 단절된 상황이 매우 취업 취약계층에 속했고 그 상황이 스스로를 위축시키더라고요. 그야말로 단절이라는 게 경력뿐 아니라 육아에 전념하느라 사회와 완전히 단절된 시간을 꽤 오래 보내게 되어 모든 게 어색하달까요. 그런데 이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위치가 정말 애매해요. 요새는 청년들도 취업이 힘들잖아요. 그래서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취업 제도 같은 건 청년들에 포커스가 많이 맞춰져 있고 국비지원 교육은 기초부터 가르쳐 주는 경우가 보통이고, 시간도 육아를 병행하면서 들을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니고요. 반면에 또 여성센터는 타겟이 좀 더 위 세대라고 해야할까요? 교육이나 재취업이 기존의 경력과 무관하게 전혀 다른 분야로 다시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게 대부분이고 그렇다 보니 분야도 매우 한정적이고요. 오히려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어디서부터 다시 심폐 소생을 해야 할지 첫발부터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Q. 구직 과정에서 (서울)동부여성발전센터로 부터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저에게 추천할 만한 구인공고 문자를 꾸준히 보내주셔서 마침내 법틀과 만나게 해주셨죠. 앞서 사회복귀를 위한 첫발을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몰랐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그래도 그나마 수업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대라도 맞거든요. 뭐라도 해야 하니까 무작정 3개월짜리 수업 하나를 참여하면서 시작을 했고, 동부여성발전센터가 아닌 다른 지역의 여성발전센터 였어요.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UIUX 디자인 수업이었는데요. 신기하게도 그 당시 경력단절이 육아뿐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일반 청년들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그 수업에서 청년들이 많았어요. 그렇게 함께 수업을 듣게 되었고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취업이란 건 경력단절 여성에게만 힘든 게 아니고 청년들도 마찬가지고 원래 힘든 거구나 하고요. 경력자였던 학생들에게는 기초부터 진행되는 수업이 조금 실망스러웠기도 했지만, 막바지에는 당시 여성센터와 수업을 중단하고 내내 질의응답을 하는 사건이 생길 정도로 학생들끼리 단결이 잘 되었어요. 저는 다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여성센터도 점점 사회의 변화를 그렇게 직면하게 되고 수업이 점점 개선되겠죠. 수업은 끝났지만 뜻이 같은 사람들끼리 스터디를 꾸려서 성장을 이어갔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연대가 참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같은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모이게 해준 것도 여성센터가 해준 일이잖아요. 나중에 알게 됐지만 각 지역별 여성센터가 다 연결되어 있어 정보를 공유하여 저 같은 구직자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법틀은 법무관리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법틀)

Q. 현재 스타트업에 근무하시면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제가 하는 일이 UXUI 디자인인데요. UX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고 UI가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즉 사용자를 위한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거든요. 법틀에서 제공하는 법무 시스템이라는 서비스와 사용자가 만나서 여러 가지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데요. 결론적으로는 그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제가 해야 하는 일이죠. 물리적인 공간인 표면적 디자인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부분인 서비스가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그 순간들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고안해 내고 설계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점검하고 문제를 찾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구직할 때 자신의 어떤 강점을 어필하셨나요?

 

어느덧 취업전선에서 물러나서 그 사이에 또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저만의 경험 속의 강점을 어필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스스로 고민했던 게 10년 차 디자이너는 뭐가 달라야 할까?라는 질문이었어요. 내가 회사라면, 굳이 2~3년 차 디자이너가 아닌 10년 차 디자이너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이런 관점에서 냉정하게 생각해 봤었는데 디자인 실력으로 따지면 저보다 뛰어난 사람은 너무 많고. 대단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진 특별함이 뭘까?라고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고 주변에도 물어보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제 자신의 경험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고 좀 더 잘 알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 스토리를 찾아낼 수 있었어요. 그 서사 속에 저의 강점을 찾아낼 수 있었고 그 강점을 어필하려 했던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은 어땠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법틀에서 근무한 경험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직장 생활이 늘 좋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여러 가지 이유로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고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은 삶이 계속되는 한 유효하다고 봐요. 그렇지만 저는 가끔 일 하는 게 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법틀을 애정 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법틀의 문화인 것 같아요. 보통 수평적인 구조라 하더라도 이사님이나 대표님까지 이름으로 부르는 회사는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대표님을 OOO님이라고 부르는 걸 보고 처음에는 입이 잘 안 떨어졌어요. 그런데 그것도 금방 적응되더라고요. 또 유연근무 덕분에 지각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서로 눈치 보거나 눈치 줄 필요도 없고요. 수평적인 문화 속에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서로 존중하며 능동적으로 일하는 멋진 구성원들 그리고 그런 환경을 만든 법틀의 임원진들도 인상 깊었습니다.  

 

Q. 경력 단절 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우선 자신을 믿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뭐든지 시작해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에서 현실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했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일들이 대부분이에요.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우선 내가 하고 싶으면 결국엔 무조건 그 방향으로 될 거라는 마인드 셋을 갖고 무모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일이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잖아요. 뭐라도 저지르다 보면 도착점에 가까워지고 원래 가려던 곳에 도착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무언가를 찾게 되고 거기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요. 남들과 같은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서 조금씩 움직여보세요. 

인터뷰 중인 (주)법틀의 류성주 디자이너

스타트업은 ESG 활동을 통해 경력 단절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유연한 근무제 시행, 복귀 프로그램 제공, 기술 개발 및 교육 제공, 네트워킹 기회 조성, 포용적인 기업 문화 조성, 변화 옹호 등을 통해 여성 재취업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쏘아 올린 긍정적인 변화는 사회 전반적인 ESG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여성 재취업자가 인력과 사회 전체에 가져다주는 엄청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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