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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강윤 소방관의 이야기 36편 '운동을 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

스타트업엔 2021. 7. 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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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

 

현대인에게 운동은 미(美)적 관점일 것이다. 다이어트라 불리는 운동은 몸을 가꾸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목적을 많이 둔다. 단언하기엔 뭐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운동은 다이어트에 결정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근육량을 늘리고 열량을 소모함으로써 어느 정도 이바지하기는 하겠지만 식단 조절이 동반하지 않은 운동은 결코 당신의 몸을 멋지게 해주지 않는다.

 

수영을 15년 했다.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선수 출신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며 운동했다. 운동만이 능사라면 나의 몸은 각지고 멋진 근육을 가졌어야 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몸을 가져보지 못했다. 왜냐면 나는 수영이라는 운동을 하며 식단 조절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많이 먹었으며 더 자극적으로 먹었다. 운동 후 배고픔은 견디기 힘들었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도 즐겼다. 그렇다고 수영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 여러 번 입상했으며 세계 소방관 경기 대회에서 금메달도 땄다. 운동의 목적이 몸을 가꾸는 것에 국한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수영은 좋은 운동 중 하나다 (사진=김강윤 소방관)

그렇다면 운동을 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살기 위해 해야 한다. 현대의학에서 운동은 가장 강력한 치료물질로 알려져 있다. 세상은 인간의 움직임을 줄이기 위한 갖가지 수단을 발달시켜 손가락 하나만 까닥하면 생존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었다. 이것은 두뇌의 퇴화를 가져왔다. 생존하기 위해 움직여야 했고 움직이기 위해 생각해야 했던 뇌는 서서히 그 기능을 상실해 간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많은 움직임을 한다. 원시시대를 보자. 음식을 먹기 위해 손을 움직이고 입을 움직인다. 인간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며 오로지 움직임은 살기 위한 행동이었다. 높은 나무에 달린 과일을 따 먹기 위해 뛰어오르려 했을 것이며 자신을 공격하는 맹수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달려야 했다. 비옥한 영토를 찾아 이동하기 위해 한참을 걸어야 했을 것이고, 그러다가 강을 만나면 건너기 위해 헤엄쳐야 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뇌의 명령으로 수행된다. 뇌는 생존을 위해 근육을 움직이게 하도록 끊임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살기 위해서 말이다. 코알라의 뇌는 대부분이 수분이다.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종일 따 먹으며 단순화된 움직임은 결국 뇌의 움직임마저 필요가 없어졌기에 뇌의 기능은 수분으로 대체된 것이다. 멍게는 태어났을 때는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다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바위에 달라붙는다. 그 후 움직임이 없어진 멍게는 자신의 뇌를 영양분으로 써버리고 없애버린다고 한다. 이 두 가지 예는 뇌를 더 이상 생존에 필요한 것을 인식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은 바람직하지 않게 진화하고 있다 (사진=김강윤 소방관)

인간의 뇌 역시 점점 퇴화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종일 휴대전화 화면 만 바라보며 손가락만 움직이고 눈만 깜박이는 것이 유일한 운동이라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운동을 해야 한다. 뇌가 살기 위해 움직임을 지시했고 그러면서 근육을 움직여 운동했다면 이제는 몸을 움직여 뇌가 더 이상 퇴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늘리고 있으며 국내 최고의 명문고 중 하나인 민사고는 아침 6시에 기상해서 1시간이 넘게 체육활동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운동은 단순히 몸만 건강하게 아는 것이 아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노르에피네프린 등 뇌 신경에 관여하는 물질은 운동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되어 뇌의 기능을 활성화해준다. 하버드, 예일 등 미국의 유수 명문 대학들을 일컫는 아이비리그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운동부 활동을 한 학생들이 더 많이 합격한다. 고강도 운동을 한 사람이 더 강력한 암기 능력을 발휘하고, 운동은 치매를 치유하는 등 다양한 의학적 근거가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인의 뇌 크기는 2만 년 전보다 테니스공 크기만큼 작아졌다고 한다.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했던 뇌는 기능을 서서히 상실해 간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것은 단순히 몸을 가꾸고 멋지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운동은 결국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생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되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필수적 요소라고 말하고 싶다.

글/사진=김강윤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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