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의 작가인 만화가 이우영씨가 11일 저녁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 초등학생인 기영이와 중학생 기철이 가족의 생활상을 그린 작품으로 글은 이영일 작가가 그림은 이우영·이우진 형제가 그렸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당시 만화잡지인 '소년챔프'를 통해 연재돼 최장수 연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은 만화를 원작으로 1999년부터 여러 차례 제작됐다.
공중파용 애니메이션은 KBS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씨가 문제를 제기한 '검정고무신' 극장판은 2020년 11월 극장에서 개봉한 뒤 OTT에 판매돼 서비스되고 있다. 또 다른 극장판 '검정고무신: 즐거운 나의집'은 2022년부터 OTT에 공개됐다.
이 씨의 사망 소식에 최근 그가 겪었던 저작권 관련 분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극장판 검정고무신’과 캐릭터 수익화를 두고 원작자인 이 씨와 제작사 측이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이우영 작가는 2019년 만화 공동 저작권자들과 수익 배분 소송으로 출판사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이씨의 사망 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창작자 권리 보호 강화에 나섰다. 문체부는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불공정한 계약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제도적 대책을 강화한다”면서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작가와 출판사 간의 저작권 분쟁은 출판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다. 작가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출판사는 해당 작품을 출판 및 유통함으로써 이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출판사는 많은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이에 따른 투자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저작권을 두고 작가와 출판사 간의 분쟁으로 양측의 소통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법적으로 보면, 형설앤 측이 이 씨 형제를 포함한 검정고무신 원작자들과 5차례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일체의 작품 활동과 사업에 대한 모든 계약권을 장 씨에게 양도한다’ ‘원작물 및 그에 파생된 모든 이차적 사업권을 포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즉 작가가 저작권을 계약으로 출판사 측에 넘긴 것이다.
이후에 이우영 작가가 만화 속 캐릭터를 개인 창작·출판 활동에 활용하자 형설앤 측은 고소에 나섰다. 작가의 모친이 운영하고 있는 체험 농장에서 검정고무신 애니메이션을 틀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고 유족 측은 밝혔다.
법적인 계약관계가 어떻게 되었던 이부분은 작가와 출판사 측이 충분한 의사소통이 되었으면 고소까지 가는 상황은 막았을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유명해지기 전에는 힘이 없는 약자가 맞다. 그래서 다소 무리한 계약인 줄 알면서도 계약을 채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출판사는 무명작가의 작품을 계약하고 출판하고 홍보, 마케팅 비용으로 많은 투자를 한다. 투자를 한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출판사는 작가에게 다소 불리한 계약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은 법적인 장치이며, 양 측간에 신뢰가 표현된 문서다. 분쟁이 발생되면 당연히 법의 도움을 받고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 계약서의 언어나 조항이 불분명하거나 모호하게 작성되어 있다면, 작가와 출판사 간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계약서 작성 시 양측이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2019년 6월 시작된 법적 분쟁이 아직 1심 재판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작가는 많이 힘들어했을 수도 있다. 출판사 측은 정당한 법적 계약에 따랐고, 계약된 지분율에 따라 분기마다 수익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작가와 맺은 계약에 의해서 원작자들로부터 저작물 및 2차적 사업권을 위임받아 정당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2, 제3의 검정고무신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신인 작가들은 출판사와 계약을 작성할 때 신중히 해야 한다. 아무리 내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더라고 작가의 저작권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리고 혹여 저작권을 출판사에 양도하는 계약에 서명을 했다면,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잘 협조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이우영 작가가 출판사에 비해서 약자라고 여론에서 이야기하지만, 실제 사업에서는 이 반대의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계약 당시에는 무명작가의 작품이 성공할지 망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위험을 앉고 출판사는 사업을 한 것으로 성공 후 자신의 작품이 우수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수익은 출판사에서 더 많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 배 아파할 필요가 없다. 이는 작가와 출판사 간의 건전한 생태계이며, 누구도 작가나 출판사를 비난해서도 안된다.
작가와 출판사 간의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판사와 작가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서로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고, 협의 없는 수정 등 저작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출판계는 작가와 출판사 간의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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