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화장품은 K 브랜드를 달고 K-beauty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작년 한국의 화장품은 코로나 속에서도 61억 2,2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수출을 경신했다. 이러한 호조 속에 뷰티 스타트업도 날로 늘어 가고 있고 뷰티 플랫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개념에 화장품 플랫폼을 론칭 계획 중인 코스웹 장만 대표를 만나 보았다.
Q1. 안녕하세요 대표님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는 ‘코스웹’이며 2017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코스웹은 해외 화장품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한국에서 화장품을 기획, 개발, 제조하여 수출하는 화장품 토털 서비스 회사입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저희 서비스를 플랫폼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인데요... 화장품 트렌드 정보를 확인하고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 제작 의뢰가 가능한 플랫폼이며, 올해 11 월 론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 세일즈 기반의 회사였는데 IT 기반의 글로벌 화장품 토털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Q2. 창업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창업하기 전에 화장품 용기 회사 해외 영업팀에서 일했었고 호주 및 유럽 지역을 담당했습니다. 그 당시 출장을 다니면서 바이어들이 “한국에서는 회장품을 어떻게 만드냐? 한국 제조사와 화장품을 만들고 싶은데 어려운 점이 많다"라고 많이들 말씀하셨습니다. 규모가 큰 글로벌 회사도 이런 질문을 했었는데, 그때 저는 전 세계에서 손 꼽히는 화장품 회사가 한국에서 화장품을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는 부분이 의아했습니다. 해외영업 생활 6년을 하면서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수록 그런 질문이 더 많아지는 것을 보았고 '아 그럼 내가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비즈니스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화장품을 제작하고자 하는 해외 바이어들 대상으로 그들이 원하는 화장품을 개발, 제조해 주고 수출 대행까지 해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3. 11월 론칭 하신다는 플랫폼은 어떤 것인가요?
‘고객과 제조사를 연결하는 글로벌 화장품 제작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을 통해 화장품 원료, 부자재 등에 대한 구매 정보 및 국가별 화장품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여 플랫폼 이용자가 장바구니에 물건 담듯이 원하는 부자재나 원료를 담아 프로젝트 의뢰가 가능합니다. 플랫폼을 통해서 의뢰된 프로젝트는 실시간으로 진행 상황이 업데이트되고, 생산공정도 영상으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같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현지에서 플랫폼을 통해 의뢰한 제품이 제조, 수출되기까지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4. 플랫폼 안에서 직접 확인하고 주문도 가능한 건가요?
네, 화장품 원료, 용기, 기타 부자재, 시장 트렌드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서 바로 생산 의뢰가 가능합니다. 현재 저희가 타겟팅하는 고객은 뷰티 인플루언서입니다. 그분들이 가진 잠재력이 높지만 화장품 제조와 관련해서는 생소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뷰티 노하우, 트렌드를 읽는 안목과 코스웹의 화장품 제조 능력을 합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코스웹은 미국 서부지역에서 유명한 뷰티 인플루언서들과 화장품 브랜드를 기획 중이며, 올해 11월쯤 론칭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SNS 마케팅 회사와 계약을 맺어 미국 영업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 많은 해외 뷰티 인플루언서 분들과 프로젝트 진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5.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화장품이나 트렌드를 잘 읽어도 재고 부담도 있고 금전적 부담도 있을 텐데 대표님 플랫폼에서는 소량 제조도 가능하다는 말씀이신 가요?
소량으로도 제조 가능하지만 100% 소량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화장품 내용물이나 용기 형태에 따라서 1,000개도 가능할 수 있으나, 어떤 경우에는 불가능할 경우도 있거든요. 이 부분은 프로젝트 접수를 받은 후에 내부적으로 검토하여 소량 생산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확인하여 조심스럽게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사와 비교했을 때 코스웹은 고객의 사정에 맞춰 소량 제조가 가능하게끔 더욱 다양한 옵션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Q6. 그러면 제조 네트워크가 굉장히 많아야 될 텐데 어떤가요?
그렇습니다. 화장품 내용물, 용기, 단상자, 파우치 등 많은 제조사의 작업이 합쳐져 하나의 화장품 완제품이 탄생합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엄선된 제조사만 100여 개가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단순히 제조사와 고객을 연결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저희만의 컨설팅이 가미되어 맞춤 솔루션을 제공해 드립니다. 제조사가 개발한 신제품뿐만 아니라 코스웹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국가별 최신 트렌드에 맞춰 개발 의뢰한 샘플들을 갖고 국가와 고객에 맞춘 타켓팅 영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객에 맞춰 샘플을 개발하고 제안함으로써 프로젝트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바이어들도 제조사도 코스웹을 통해서 일하는 것이 편하고 빠르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다시 저희를 찾아 주십니다. 이렇게 4년 동안 신뢰를 쌓으면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Q7. 화장품으로 해외 진출하시려는 국내분들도 많은데 그러면 그분들 해외 마케팅도 지원하시나요?
현시점에선 해외 마케팅 서비스까지 지원할 여력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장점 중 하나는 화장품 브랜드사 요청대로만 단순하게 화장품을 제조하지 않고, 고객이 성공하고 롱런할 수 있게끔 개발단에서부터 맞춤 컨설팅을 제공해드리는 점입니다. 국가별 소비자 취향, 선호도를 조사하고 코스웹이 쌓은 수년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깃든 저희의 의견과 제안을 적극적으로 말씀 드립니다.
저희가 다양한 국가에 수출하다 보니 한국에서 해외향 제품을 만드시는 분들이 수소문 끝에 저희를 찾아오셔서 의뢰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한국 시장을 기준으로 제품을 만드셨으나 현지에서 좋은 반응이 없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시는 경우가 많으신데요.
예를 들어, 태국향으로 만든 화장품인데 제형이나 향이 현지 시장에서 선호되지 않는 것 같고 여러 기능이 들어가 있어 제품 원가가 너무 높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저희는 고온다습한 태국 기후에는 해당 제형이 너무 리치하여 끈적임이 심하게 느껴질 것 같고 태국인이 느끼기에 해당 향은 과일이 상한 향으로 느낄 수 있다 등등 솔직하게 원인을 분석해 드립니다. 그리고 태국에서는 어떤 제형을 좋아하고 어떤 향을 좋아하니 어떤 식으로 리뉴얼 할 것을 제안 드리며 현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몇몇 기능은 빼셔서 제품 원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제시해 드립니다.
코스웹은 다년간 해외향 제품을 제조하면서 축적된 데이터와 매년 새로 발행되는 트랜드 리포트를 수집하여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데이터를 분석 및 가공하여 고객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제안 드림으로써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 드리고 있습니다.
Q8. 해외 제조사들과 협업을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국가별 제조사들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프로젝트 진행 시 적합한 제조사를 선정하여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기능과 품질이 우수한 내용물 제조가 강점입니다. 하지만 화장품 용기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생산 리드 타임이 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중국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종류의 용기 제품이 장점으로, 중국에서 품질이 검증된 용기류들을 소싱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동남아향 제품 개발의 경우, 태국 내용물 제조사가 로컬 시장에 적합한 내용물을 잘 만듭니다. 이렇게 각 프로젝트에 맞춰 일본, 중국, 태국 등 해외 제조사들과 협업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Q9. 그러면 예를 들어 태국에서 외뢰가 들어오면 태국 공장에서 직접 나가는 건가요? 아니면 한국으로 부자재나 원료를 받아서 완제품으로 나가는 건가요?
해외 고객사들이 Made in Korea를 선호하시는데, 이럴 경우 해외에서 소싱한 부자재와 원료를 한국으로 수입 후 제조, 생산과정을 거쳐 완제품 형태로 수출이 됩니다. 특히, 요즘같이 국가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품질관리를 위해서 한국 생산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Q10. 대표님이 해외 영업도 하고 외국에 많이 다녀 셨는데 요즘의 K-뷰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인들의 美에 대한 안목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트렌드에도 굉장히 민감하고요. 그래서 요즘 뜨는 화장품 브랜드가 무엇인지, 인기 있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시장이 한국 뷰티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조 측면에서도 화장품 내용물 R&D 능력이 뛰어나 매년 새로운 제형과 기능의 제품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보통 한국이 화장품 내용물만 유명하다고 아시는데 화장품 용기 및 후가공 기술도 한국이 전 세계에서 굉장히 우수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굴지의 해외 브랜드도 한국 화장품 용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뷰티 업계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친환경 용기, 부자재들에 대한 개발도 한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장품에 대한 활발한 개발 활동과 우수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역량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매년 새롭게 성공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등장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인수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시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저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11. 외국 분들이랑 한국 분들이 피부가 많이 다르잖아요 근데 외국 분들 피부에 한국화장품이 맞나요?
앞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없다는 의견에 대한 답변을 이 질문에 함께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국가별로 피부 타입이 다른 것을 떠나서 한 국가에도 정말 다양한 피부 타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화장품이 외국인들 피부에 맞기는 더욱 어려울 거라 생각해요. 이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보다는 누구를 대상으로 화장품이 개발되었냐 문제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 한국 화장품은 한국인 크게는 아시아인들을 타겟팅 하여 개발되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구권 국가에서 사용하기엔 안 맞을 수 있는 거죠. 지역별 기후, 인종별 피부 타입, 선호하는 기능, 사용감 등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서 현지화된 제품을 개발한다면 한국 화장품이 점차 다양한 국가, 다양한 인종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는 한국의 기술력이 가미된 현지화된 화장품을 만들어서 팔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시대에 맞춰서 화장품을 제작할 수 있는 창구가 코스웹 플랫폼이라 생각합니다. (웃음)
Q12. 회사를 대표님은 어떻게 이끌고 싶은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에 코스웹의 사업 방향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코스웹이 앞으로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코스메틱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화장품 관련 정보를 쉽고 간편하게 찾을 수 있는 화장품 검색엔진으로써 역할과 누구든지 원하는 제품을 100% 구현할 수 있는 제작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회사 목표 외 리더로서 목표는 대표이기보다는 직장 동료로서 직원 모두가 자유롭게 가진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코로나로 인해 화장품의 트렌드는 조금 변하고 있다. 마스크로 인해 색조 화장품은 수요가 감소했고 피부를 위한 기초화장품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매장 이용자는 줄고 온라인 판매는 증가 추세이다. 코로나 속에도 한국 화장품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해외 바이어들을 예전보다 쉽게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만 대표는 화장품 시장을 해외에서 체류하며 직접 체감하였고 인터뷰 중에서도 화장품에 대한 전문성이 충분히 묻어 나왔다. 해외 트렌드 및 각 나라의 선호하는 향과 제형 등을 조사하고 데이터화하며 의뢰 업체와 소통을 중요시하는 등 실패 없는 제품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
코스웹은 화장품 제조 업체로 성장 후 고객과 제조사를 직접 연결하는 글로벌 화장품 제작 플랫폼을 기획해 11월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은 인플루언서의 협업을 강조하며 해외의 많은 뷰티 인플루언서들과 교류하며 기획 중인 프로젝트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기획은 인플루언서들이 화장품 제조에 직접 참여하여 맞춤형 화장품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웹의 성장으로 K-beauty의 멈춤 없는 성장을 기대해 본다.
스타트업엔 이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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