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엔은 여름특집으로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 시리즈를 기획했다. 고향은 제주가 아니지만, 제주에서 정착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한 번쯤 꿈꿨던 제주살이... 실제로 어떨까?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두 번째 인터뷰는 제주에서 아동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아나 센터장이다.
서울이 고향인 김 센터장은 사각지대에 놓여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을 돌보는 일을 서울에서 하다가, 제주도 여행을 계기로 제주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제주도에 정착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해 주는 가슴 따뜻한 김아나 센터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Q1. 제주에 내려오기 전에는 어디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18년에 3월에 제주에 내려왔습니다. 서울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에 관련한 일과 정서행동장애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일을 7년 정도 했습니다. 이후 대학원에서 임상 심리 및 상담을 전공하고 놀이 치료사로 쭉 일했습니다.
Q2. 어떤 계기로 제주에 내려오게 되셨는지요?
여행 왔다가 푸른 바다, 맑은 공기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이런 곳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제주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제주가 좋아서 살기로 마음을 먹고 내려왔습니다.
Q3. 지금 제주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아동심리 상담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발달이 느린 아동들을 중재하거나 심리적 불편감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상담하기도 하고요, 심리적 요소를 베이스로 두고 그룹 프로그램을 하기도 합니다.
Q4. 아동 심리치료를 하신다고 하셨는데요, 센터장님께 심리치료를 받은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이들은 센터에서 살고 싶다고 하거나 매일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만큼 행복하게 오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이곳 덕분에 자녀들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십니다.
언어발달이 늦은 아이가 저희 센터에 왔습니다. 극 소수의 말만 했습니다. 말문이 트이면서 첫 이야기가 '아빠', '하늘'이란 말을 했습니다. 전달에 아빠가 돌아가신 4살 아이였습니다. 그 말을 얼마나 하고 싶었을까 생각하면 굉장히 찡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는요, 사춘기 여자아이였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받았던 아이였습니다. 아이가 말을 안 하고 하니 엄마가 답답해서 데리고 왔었습니다. 오자마자 제가 아이에게 힘들었지? 이 한마디에 아이가 펑펑 울었습니다. 아이는 정말 듣고 싶었던 이야기였을 겁니다. 마음을 알아준다는 게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제주는 지역사회다 보니 소문이 굉장히 빨리 납니다. 그 이후에 많은 아이들이 많이 왔습니다. 지역 어린이집과 협약도 맺고 있어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계십니다.
Q5. 제주 생활을 해보시니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하셨나요?
차 타고 10분만 가면 바다가 보이니 어디를 가던 매일 드라이브 가는 기분이에요. 불편한 점은 저희 전공분야 교육의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상담사들은 꾸준히 교육을 받고 공부를 해야 되거든요.
요즘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줌(ZOOM)으로 많이 행사들이 열려서 많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제주시에 있는 교수님께도 조언을 받기도 합니다.
Q6. 제주 생활 중 재미있으셨거나 인상 깊었던 일이 있으셨다면 한 가지만 공개해 주세요~
이웃과 돈독하게 의지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유독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위기의 순간도 기쁨의 순간도 자기 일처럼 생각해 주고 함께해 주는 이웃들이 있어서 늘 든든하더라고요.
제주도를 내려오기 전 서울에서 미리 제주 지역 맘 카페에 가입을 했습니다. 오기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서 친분을 쌓았습니다.
제가 맘 카페에서 "저는 언제 표선에 내려가는데 저랑 친하게 지실 분~" 해서 온라인 친구분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습니다. 그분들하고 지금도 돈독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만의 꿀팁 입니다.(웃음) 외지에서 제주도를 내려가시기로 맘먹으신분들은 지역 카페를 통해서 미리 친분을 쌓고 내려가시면 아주 좋습니다.
Q7. 센터장님께 제주도는 어떤 곳인가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곳. 저에 대해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 제2의 고향입니다.
제주도 분들이 육지분들에게 한번 마음을 주면 다 주는데, 육지 사람들은 몇 개월 지나면 떠나니 헛헛한 마음이 드는 그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Q8. 제주로 이주하고 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 경험에 의해서 말씀드리면, 제주 토착민 분들이 다소 무뚝뚝하기도 한 것 같아도 마음이 열리면 정말 깊이 있고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시더라고요. 진심이 전해진다면, 진심으로 다가와 주십니다. 언젠가는 서울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계획이 없습니다. 아주 만족하고 앞으로도 계속 살고 싶은 곳입니다.
Q9. 혼자만 알고 싶은 장소 공개해 주세요
새로 생겨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요.. 성산 쪽에 '스누피 가든'이라고 있습니다. 저는 엄마들하고도 가고 애들하고도 가고 많이 갔습니다. 스누피 캐릭터로 꾸며진 테마파크입니다. 안에 버스도 다닐 정도로 굉장히 넓습니다. 넓으니깐.. 사람이 많이 가도 다 흩어져서 코로나로부터도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Q10. 운영 중인 센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빅트리상담센터는 2018년 11월 개관했습니다. 저희 센터는 표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운영은 100% 예약으로 이루어집니다. 전화로 예약 후 아동아 부모님 만난 후에 아이에게 개인수업이 필요할지 또래 수업이 필요한지 적정하게 보고 결정합니다.
아이별로 개별 맞춤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담당 선생님과 사례회의를 통해서 아이별로 중재 계획도 세우고, 수업도 진행합니다.
제주지역사회서비스투자 사업 바우처 지정기관입니다. 바우처로 선정돼서 오시는 분들은 비교적 아주 저렴하게 오십니다. 본인 부담금 월 2~6만 원 이면 4~6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읍면동 사무소에 문의)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여름특집 시리즈 제주도 편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자가 인터뷰 중 느낀 점은 만난 분들이 한결같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제주의 자연 속에서 자연을 즐기며, 여유롭게 생활하는 모습이 바쁘게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도심의 생활과는 사뭇 거리가 있었다. 제주살이의 단점을 이야기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벌레와의 전쟁은 각오해야 된다는 재미있는 답이 왔다. 제주도는 자연 속에 있는 만큼 자연의 주인인 벌레들과도 잘 공생해서 살아야 한다. 제2의 인생을 제주에서 펼치고 있는 마음 행복한 사람들을 응원한다.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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