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뉴스

현지의 스타트업에게 듣는 터키 스타트업 현황

스타트업엔 2020. 10. 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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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터키 스타트업 펀딩 1억200만 달러 규모
9년 사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9배 증가

8,300만 인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자층이 존재하고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유럽과 아시아 등 인접 국가의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터키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터키 스타트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엑셀러레이터, 펀딩 등을 통해 지속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 사회적 가치와 기업 경영 비용 절감을 돕는 스타트업 Fazla Gıda와의 인터뷰를 통해 터키 스타트업 현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터키의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IMF에 따르면 터키는 2015-2019년 사이 연평균 5.5%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터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9년 기준 8,3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의 절반이 32.4세 미만인 젊은 국가에 속한다. 터키 시장은 지속 확대 중으로 많은 기업들이 터키를 주목하고 있다.

 

2010년 터키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초기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벤처육성기업으로 창업의 지식과 경험, 비즈니스 인사이트 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가 6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9년 기준 터키 내 활동 중인 액셀러레이터의 수는 57개로 9년 사이에 9배 이상 증가했다.

 

그 외에도 액셀러레이터  터키 내 8개의 은행이 핀테크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15개의 테크노파크가 국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스타트업들이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한편, 터키의 중소기업개발청(KOSGEB)은 스타트업 양성을 위한 폭넓은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액셀러레이터 기업을 양성하는 것도 있다.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펀딩이다. 터키의 VC 펀드(Venture Capital Fund, 초기 형태의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다수의 벤처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212, 500, Revo Capital, Albaraka, Demirören Venture 등이 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타트업 펀딩은 2017년 잠시 주춤했다가 2018년부터 다시 활성화되었다.

터키의 VC 펀드 현황(자료 : 터키 투자청)

터키 투자청의 자료에 의하면 ‘18년 총 109개의 스타트업이 총 6,200만 달러 규모의 펀딩을 받았으며, ‘19년에는 94개의 스타트업이 1억2백만 달러 규모의 펀딩을 받았다.

 

◇터키의 주요 스타트업 top10

 

정부 및 액셀러레이터 기업, VC 펀딩을 통해 성공적으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탄생했다. PEAK, Trendyol, Yemeksepeti 등의 기업들은 이미 터키에서 너무나 잘 알려진 유니콘 기업이다. 그 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성장 중이다.

터키 내 주요 스타트업(자료 : seedtable.com)

이 중에 특색있는 사업 모델과 사회적 가치 실현, 기업 경영 비용 절감, 기후 운동에 앞장서는 Fazla Gıda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Fazla Gıda 로고

Q1. 기업 소개

 

A1. Fazla Gıda는 파트너쉽을 맺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폐기 대상인 식품들을 수거하여 재활용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식품 제조 기업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과잉생산된 제품 혹은 유통기한은 넉넉하지만 포장지에 문제가 생긴 제품 등을 폐기하고 있다. 식품을 폐기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비용과 온실가스는 어마어마하다. 우리는 이러한 제품들을 재판매, 기증, 가축 사료 등으로 전환하여 불필요한 음식물쓰레기의 발생을 막고 비용을 절감하게 돕는다. 이 과정 중 최대 50%까지 온실가스 발생을 막을 수 있다.

 

파트너사로부터 식품의 수거와 처리 과정은 모두 디지털화 되어 기록되며 파트너사들은 투명하게 처리과정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사회와 환경, 기업 운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Q2. 창업자가 기업을 만들게 된 계기

 

A2. 어린시절 여름이면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댁에 가곤 했다. 할아버지댁 근처에는 큰 쓰레기장이 있었고 인근에는 아이스크림 공장이 있었는데 종종 불량제품을 쓰레기장에 와서 버렸다.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차가 오면 나는 아이스크림 몇 개를 주워 동네에서 나눠먹곤 했다.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폐기되는 식품을 볼 기회가 있었다.

 

이후 성장해서 직장생활을 하며 식품이 폐기되는 데에는 단순히 식품 자체의 결함 외에도 유통 과정과 마진 등 다양한 문제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공모전 등에 참가했는데 2014년 더블린에서 열린 One Young World Summit에 동료들과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참가자들이 참가했다. 그러나 우리만큼 실질적인 사례를 내는 팀이 없었고 그 때 터키에 돌아간다면 나의 경험들에 비추어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돌아온 직후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청년들의 의식을 바꾸고 기후 운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던 중 식품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이 떠올랐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Fazla Gıda(파즐라 그다, 터키어로 남는(과잉의) 식품이라는 뜻)이다.

 

Q3. 주요 사업 영역 및 관심 설명

 

A3. Fazla Gıda는 순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테크놀로지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식품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폐기 식품이 발생한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폐기 식품을 처리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이 기술은 식품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포장, 전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어 향후에 사업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유통망의 맹점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기술의 활용을 통해 전혀 다른 산업에서도 생산 및 유통 중 발생하는 불량 제품 및 폐기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Q4. Fazla Gıda 사업 진행 중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혹은 정보를 제공해준다면

 

A4. 2019년 Ankara Development Agency에서 주관한 Tech Ankara 대회에서 2등으로 입상하여 현재 앙카라시로부터 스타트업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OSTIM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그 외에 우리가 지원받고 있는 내역은 아니지만 TUBITAK(터키과학기술회)이 2012년부터 터키 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Tubıtak to idea stage Startup이라는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각 스타트업은 최대 25,000 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 한 해 스타트업 대상으로 쓰여진 지원금은 총 3,250만 달러였다고 한다.

 

Q5.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운 점

 

현재 우리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것들은 무척 한정적인 것들이다. 현재 우리가 다루고 있는 식품은 장기간 유통에도 문제가 없는 건조식품(파스타면, 밀가루, 곡식 등)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다양한 폐기 식품과 폐기 사유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인적자원, 기술자원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Q6. 터키에서의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되는 요소

 

A5. 현지 상황에 맞는 전략 수립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터키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주변에서 ‘미국’의 성공사례를 차용하여 터키에 적용하는 것을 많이 봤다. 에릭 릭스는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려고 나온 조직이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이 되는 이 부분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copycat, 즉 모방을 통해 빠른 결과를 얻기 원했다.

 

어떻게 보면 입증된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미국시장과 터키시장은 엄연히 다르다. 해외시장의 스타트업 창업환경과 터키의 창업환경이 다르며 투자자들의 시각도 다르다. 해외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이 터키에서는 어떤 맹점을 갖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터키시장과 정부정책은 시시각각 변하는 가변성이 높은 시장인 점을 고려해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Q7. 한국 기업들에 대한 조언

 

A6. 터키는 인구 구조나 기술 구조로나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있는 지정학적 이점 덕에 다양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시장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기업들은 터키 진출을 고려해도 좋을 것 같다.

 

자료출처:Turkey Investment office, seedtable.com, Webrazzi, Startupwatch, 터키 통계청, IMF, startupjobs.istanbul, seoegitimzirvesi, 이스탄불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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