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엔은 여름특집으로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 시리즈를 기획했다. 고향은 제주가 아니지만, 제주에서 정착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한 번쯤 꿈꿨던 제주살이... 실제로 어떨까?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 인터뷰는 제주에서 붉은 겨우살이의 매력에 빠져 붉은 겨우살이 사진작가로 살고 있는 정상기 작가이다. 정상기 작가는 제주 신화월드에서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사진전을 열고 있다. 전시회 현장에서 정 작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Q. 제주에 내려오기 전에도 사진작가 활동을 하셨나요?
아닙니다. 처음에 제주도 내려와서 이동통신 대리점을 했습니다. 그 후에 자산관리 펀드 매니저로 19년간 활동했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20여 년 전에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을 했습니다. 사진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독학으로 배워서 시작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제주에 내려오게 되셨는지요?
29년 전에 제주도에 내려왔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제주도로 내려왔습니다. 저의 고향은 전라남도 영암입니다. 군대 있을 때 저희 동기들이 거의 다 제주도민이였습니다. 동기들과 휴가 나올 때 같이 제주도에 자주 왔었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4년 후 바로 내려왔습니다. 제주도는 올 때마다 새롭습니다. 저는 제주도는 천국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배낭 메고 전 세계 73개국을 돌아봤습니다. 이민도 가볼까 생각해서 여러 나라를 돌았었습니다. 스위스, 뉴욕 등에서도 한달 살이도 해보고 했었습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제주도 만한 곳이 없습니다. 그 정도로 저는 제주도가 좋습니다.
Q. 지금 제주에서 주로 어떤 작품 활동을 하시나요?
붉은 겨우살이로 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사진들을 많이 찍습니다. 조류 중 특히 원앙, 꿩 제주도에 꿩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제주 백록 꽃 사슴, 노루, 해녀 등 다양한 신선한 콘텐츠가 정말 많습니다. 지척에 가까이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좋습니다. 바닷가만 가도 기암괴석들 거기에 붙어있는 수많은 동식물들 소재들이 정말 다양합니다. 제주는 사진가들의 천국입니다. 산과 들과 꽃 등 다양한 것들이 지척에 있습니다. 한라산에도 정말 많은 희귀식물도 많습니다.
Q. 붉은겨우살이를 주제로 주로 작품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붉은겨우살이의 매력은 무엇인지요?
저는 붉은 겨우살이를 애인이라고 표현합니다. 일년에 한 번씩 만나는 애인이에요.. 10년 전에 한라산을 등산하다가 우연히 나무 꼭대기에 새집 같은 곳에 빨간색 열매가 보였습니다.
망원렌즈로 당겨서 보니.. 빨간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습니다. 저는 10년 전에 붉은 겨우살이를 처음 봤습니다. 그 뒤로부터는 매력에 빠져서 저는 10년 동안 겨울만 되며 붉은 겨우살이를 찾아다녔습니다.
처음엔 독특한 식물인지도, 붉은겨우살이가 한라산에만 있는 식물인지도 몰랐습니다. 수년 동안 붉은 겨우살이를 찍다 보니까 붉은겨우살이에 대해서 거의 박사가 되었습니다.(웃음)
한겨울에 한라산의 1100고지 이상 높은 고지 속에 흰 눈 속에 빨간 열매가 있다는 자체가 황홀했습니다.
10년 동안 붉은 겨우살이의 매력에 푹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겨울만 되면 미친 사람처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 붉은 겨우살이를 찾아다녔습니다.
눈이 무릎 이상 차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겨우살이가 깊은 산속에 계곡 같은데 있습니다. 무조건 있다고 찍는 것이 아니고, 나무와 겨우살이 모양이 작품의 구도가 맞아서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있어야지만 촬영을 합니다. 위험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계곡에서 구른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Q. 제주 생활을 해보시니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하셨나요?
29년 동안 살면서 불편하다는 건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제 눈에는 저는 좋은 것만 보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주에 와서 한 달 살이 하신다든지, 사업을 하러 제주에 오셨다가 다시 되돌아가신 분들이 꽤많이 있습니다. 텃새도 있고 답답하고 그런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늘 천국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는 제주 생활이 너무 좋습니다.
Q. 제주 생활 중 재미있으셨거나 인상 깊었던 일이 있으셨다면 한 가지만 공개해 주세요~
상당히 많은데요.. 10년 전에 겨우살이를 발견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누구도 겨우살이로 사진 작품을 한 분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입니다. 소나무 작가로 유명하신 작가분이 배병우 작가라는 분이 계십니다. 소나무 하면 배병우 하는 이런 타이틀을 갖기가 사진작가로서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주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붉은겨우살이 하면 정상기가 되었습니다. 열매가 빨갛지 않았다면 저는 찍지 않았을 겁니다. 겨우살이를 보면서 느낀 게 뭐냐 하면요 붉은겨우살이가 제주도민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은 부분은 화산석. 검은 돌밭에서 삶을 일궈온 제주도민들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얼음 속에 있는 열매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제주도민들이 자식들을 키우면서 삶을 일궈온 것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붉은겨우살이를 좋아합니다.
Q. 제주로 이주하고 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주도는 예전에는 하나의 나라였습니다. 탐라국이였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 대한민국에 이런 아름다운 섬이 속해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입니다. 환경적으로 물 깨끗하고 바다 깨끗하고 한라산이라는 아름다운 산도 있습니다.
육지 사람들이 제주에 오셔서 제주에 사실 때는 각자의 여러 가지 이유로 오시겠지만은, 사람 사는 데는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잘 교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친화적으로 자신을 낮추고 친근감 있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살면 정말 행복한 제주 살이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어느 장소에 가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제주 같은 경우 섬이기 때문에 육지 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있습니다.
제주도민들이 먼저 풀지는 않습니다. 육지 분들이 이곳에 살려고 오셨으면 먼저 다가가고 먼저 이해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면 살기에는 정말 좋습니다.
Q. 혼자만 알고 싶은 제주도 맛 집 한곳만 공개해 주세요
제주도에 맛집이 정말 많습니다. 육지 분들이 제주도 오시면 제일 드시고 싶으신 건 흑돼지, 해산물, 회 등 일 겁니다.
정말 독특한 집이 하나 있습니다. 자리돔 구잇집입니다. 제주시 신대로18길에 있습니다. 상호가 '자리돔'입니다.
보통 제주도민이 자리돔 물회를 많이 먹습니다. 제주에서 나는 자리돔은 지역에 따라 크기와 뼈의 강도와 크기가 다릅니다. 자리돔 구이를 해먹는 건 사이즈도 크고 뼈도 억셉니다. 주로 우도와 성산 사이 바다라던가 모슬포 쪽 물살이 좀 센 곳에 사는 자리돔입니다. 구이용 자리돔은 손바닥 정도만 합니다. 작은 사이즈의 자리돔은 뼈째 썰어서 물회로 먹습니다.
제주에는 계절마다 맛있는 것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대 방어, 여름에는 한치. 제주의 대표적인 어종인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등을 꼭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흑돼지 같은 경우 보편화가 돼서 여기저기 맛 집들이 많습니다.
Q. 제주도에 추천할만한 명소는?
저는 사진을 찍다가 정말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사람들이 잘 갈 수 없는 곳이긴 합니다.
대평항에 ‘박수기정’이라고 있습니다. 거기가 낭떠러지인데, 그 아래로 가게 되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화산이 터지면서 만들어진 희귀한 모양의 바위들이 있습니다. 이게 하나의 자연적인 작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는 가기가 힘들어서 사람들이 가기 힘듭니다. 낚시하시는 분들이나 가끔씩 가는 곳입니다. 저는 사진 작업을 하러 그곳에 자주 갑니다.
그 외에도 올레길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걸어 다니면서 볼만한 풍경이 많습니다. 숲길도 아주 좋습니다. 서귀포 중산간 쪽에 '치유의 숲'이라고 숲길이 있습니다. 거기도 아주 좋습니다.
또 하나 추천해드리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석양이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전 세계에서 어떤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애월더선셋’이라는 카페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정말 장관입니다. 제주에 오시면 꼭 한번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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