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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팁 5

전준우 칼럼 '글을 쓰는 시간, 4시 50분'

◇새벽의 힘 아침 4시 50분. 10개월 째에 접어든 아들의 머리맡에서 울리는 자장가소리는 아들과 아내의 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설정해둔 알람이다. 처음엔 잠결에 꺼버리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물로 계란후라이를 해서 김치와 밥을 먹고, 출근을 준비한다. 되도록이면 아침밥은 내가 차려먹는다. 곤히 자는 아내와 아들의 얼굴을 보고 아침 6시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심지어 6시까지 사무실로 출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새벽에 출근하면서 만나는 일출은 8시나 9시에 출근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멋이 있다. 업무효율성 역시 9시에 출근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다. 새벽에 혼자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낮시간에 가져보지 못한 집중력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기고 2020.12.07

전준우 칼럼 '아프리카의 대지에 서서'

◇사그라들지 않는 슬픔 공부에 별다른 흥미는 없었지만 책을 참 좋아했던 학창시절을 보냈다. 몇 권의 책을 출간하고 꾸준히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된 것도 어린 시절의 습관이 다분히 큰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분명한 꿈과 목표가 아닌 성적에 맞춰 입학한 대학이었다. 흥미로운 경험들도 많았지만 그 이상의 발전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들어왔지만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돈과 시간을 낭비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프리카로 떠난 25살이 되기 전까지 내 인생에 이렇다 할 목표라는 건 없었다. 누구는 꿈을 이야기하고, 누구는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는 현실이 참 버겁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이 그때는 참 싫었다. 군에서 제대하고 복학한 나를..

기고 2020.11.23

전준우 칼럼 '실패에서 배우는 글쓰기의 힘'

◇실패를 향한 도전 아내를 끌어안고 펑펑 눈물을 흘리며 울던 2019년 9월 30일은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월급이 통장으로 입금된 날이었고, 동시에 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든 아내가 곧 태어날 아들을 위해 태아보험을 가입한 날이기도 했다. 학교, 군부대, 기업체에서 독서법과 책 쓰기 강의를 하고, 기업 CEO와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책 쓰기 컨설팅을 돕는 기관인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책지원자금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지원 및 사업계획서 컨설팅을 도와드리는 「한국중소기업정책지원협회」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지금, 어려운 기억들과 상처들은 마음 깊은 곳에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질 좋은 거름이 되어주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또 한 편으론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쓰..

기고 2020.11.17

전준우 칼럼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펜을 들어라'

◇사색이 시작되는 순간 얼마 전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 아내가 내게 이야기했다. "오빠. 다시 일하면서 몸이 안 아파. 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온 몸이 쑤시고 아팠거든. 역시 사람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하나 봐." 아내는 활동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결혼 후 꾸준히 일을 하던 사람이 출산 이후 일을 못하니 엄청 힘들어했다. 임신 9개월까지 과외를 다니던 아내는 출산 이후 계속 집에만 있었다. 종종 산책을 나가긴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갓 태어난 아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활동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내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했고,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어 했다.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제안을 해야 했다. 보험은 결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기고 2020.11.09

전준우 칼럼 '잘쓴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의 차이'

◇잘쓴 글을 쓰는 사람들 학창시절,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공영방송에서 나왔던 프로그램인데,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뛰어난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훌륭한 문학적 품위를 자랑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감춰져있던 책들이 방송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야말로 훌륭한 품격을 자랑하는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방영한 책 중에 故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있었다. 담임선생님과 주위 사람들의 추천으로 구입은 했지만, 마음에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당장 코 앞에 다가온 입시와 전혀 상관 없는 책이었고, 독서에 깊이가 없었으며, 문학적 품위에 흠뻑 젖어서 담박한 문장의 아름다움을 느낄 만한 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

기고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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