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루블화 가치, 유가 하락 등으로 2022년 하반기보다 약세 예상
달러당 60대 중후반~70대 초중반 루블 예상하나 유가 상한제 등 외부 변수로 환율 변동성 클 수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와 2022년 루블화 환율 움직임
2022년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러시아 제재는 달러 등 외화에 대한 루블화 환율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루블화 가치의 등락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표한 미국 달러, 유로 및 중국 위안화 등 3대 통화에 대한 루블화 환율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2년 월평균 달러/루블 환율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22년 내내 루블의 가치는 불안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직후인 3월 미국 달러당 루블은 120루블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러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 통제와 대러시아 수출 제재에 따른 러시아의 수입 애로, 에너지 가격 상응에 따른 수출 호조로 어느 정도 회복해 2022년 하반기에는 오히려 우크라이나 사태 전보다 루블화 강세가 이어졌다. 미국 월간지 포브스(Forbes)가 언급한 것과 같이 지난 2022년 6월부터 11월까지 달러, 유로 및 위안화 대비 루블은 강세를 보여 달러 대비 루블의 실질적인 환율은 2021년 말보다 25~35%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유로 대비 루블의 평균 환율도 달러 대비 루블 환율 움직임과 매우 유사하다. 2022년 3월 이후 시작된 대러시아 제재 직후 유로 대비 루블의 가치가 급락한 뒤 달러와 같은 방식으로 유로 대비 루블 환율도 상승해 지난 3월 유로 대비 루블의 평균 환율은 유로당 114.18루블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루블화가 점차 안정세를 찾고 오히려 강세를 보이면서 2022년 6월부터 11월까지 유로당 59.17~61.93루블 구간에서 머물러 약세를 보였다.
중국 위안 대비 루블도 2022년 3월 위안당 16.32루블을 기록한 이후 하향안정화되고 있다. 미하일 슐긴 러시아 투자기업 오트크리티 인베스트먼트(Otkritie Investments)의 글로벌 리서치 부서장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위안화 거래의 활동과 거래량이 미국 달러나 유로화 거래보다 더 높았다고 언급하며, "위안화 강세는 중국 인민은행으로부터의 유동성 자본 투입과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지원과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 등 중국 내부적인 요인에도 있다"라고 슐긴 부서장은 덧붙였다.
◇전문가 의견 및 2023년 전망
2023년 1월 러시아의 여러 전문가들은 올해 루블 가치에 대한 전망을 2022년 하반기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러 당국, 달러당 루블화 75루블에 맞추려고 노력할 것
알리나 로센체프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위원회(NRA, National Rating Agency)의 책임자는 2023년 내내 러시아 경제를 위해 달러당 75루블 선에 환율을 맞추려고 당국이 노력할 것이라고 러시아 신문사 이즈베스찌아(Izvestia)를 통해 밝혔다. 로센체프에 따르면 2023년 루블이 계속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는 주된 이유는 러시아에서 수출되는 자원 가격 하락, 석유 및 가스 생산의 잠재적 감소와 생산된 석유 및 가스의 수출 금지 등이다.
◇루블화, 2022년 하반기 만큼 강세 유지 어려울 전망
미하일 바실리예프 러시아 소브콤뱅크(Sovcombank)의 수석 애널리스트도 러시아 신문사 RBC를 통해 2023년 루블이 2022년 하반기만큼 달러 대비 강세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실리예프는 “세계적 경기 침체의 가능성과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미국 달러 선호로 러시아 시장이 악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고 상품 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에 루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언급했으며, 2023년 러시아 우랄산 석유의 평균 연간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로 2022년보다 20달러나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석유 및 석유 제품 수출이 활발해지고 에너지 자원 가격이 원래의 정상가로 유지될 경우에만 연간 평균 루블 환율이 2022년 수치와 비슷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 하락, 유가 상한제 영향으로 달러당 73루블 이상으로 갈 수 있어
2023년 1월 초 러시아 온라인 뉴스 스톨릿사(Stolitsa)는 달러 대비 루블 가치의 하락 관련 현지 금융 전문가인 세르게이 드로즈도프 애널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달러당 50이었던 시절은 잊어야 한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드로즈도프 애널리스트는 “그런 ‘선물’같은 시간은 끝났다. 2022년 여름에는 매우 흥미로운 가격으로 외화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현재 유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자국의 우랄산 등유의 등급은 브렌트유에 비해 훨씬 더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또한 12월 유럽연합의 러시아 원유 유가 상한제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달러 대비 루블의 큰 변화가 없다면 달러당 73루블 이상으로 갈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2023년 달러와 유로 가치 최고치 도달, 연말에는 해외시장 리스크 완화로 점차 하락 예상
2022년 말에 나온 전망에 따르면 루블화에 대한 전망뿐만 아니라 2023년 금리 향방에 관한 의견도 있다. 유리 크라브첸코 벨레스 캐피털 IC(Veles Capital IC)의 은행 및 통화 시장 분석부 책임자는 “2023년 중반에는 달러와 유로가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지만 연말에는 점차 하락할 것이다.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의 정점을 지나고 미국 연준이 금리를 유지하고 해외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완화되면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지면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크라브첸코는 2023년에는 환율이 평균적으로 달러당 67~72루블, 유로당 70~75루블을 이룰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감으로 인해 루블의 변동성은 위 언급한 목표치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루블화 가치는 2022년 연말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에 근접하는 환율로 다시 접근하고 있다. 많은 러시아 전문가는 루블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정학적 요소, 제재 및 제한조치, 인프라 문제, 국제 수지의 역학, 러시아 중앙은행의 정책, 에너지 자원 위기 및 물가 상승 같은 광범위한 요소들을 꼽으면서 당분간 달러당 루블화 가치가 60루블대 중후반에서 70루블대 초중반 범위에 머무르며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여전히 지정학적 요소, 유가 상한제, 경제 제재 지속과 여파 등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남아 있어 언제라도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것에도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 바, 루블화 가치 변동에 대해 시시각각 시장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출처 :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스타트업엔 유인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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