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되다 학창시절, 친하게 지내던 선배가 있었다. 사실 내 편에서 친해지려고 부던히 노력한 경우였다. 훤칠한 키에 미남형 외모, 굳게 다문 일자형 입술을 가진 그 선배는 또래 남학생이 봐도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루는 어떤 초등학교 여학생이 연락처를 묻더란다. 가르쳐주었더니 그 때부터 결혼하자고 졸라서 애를 먹었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어머니랑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 여학생이 "나 말고 만나는 여자가 있느냐"며 떼를 쓰는데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미남은 어디에서나 통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그 선배는 학교를 대표하는 마라톤 선수였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기진맥진해서 쓰러질 때 선배는 숨만 조금 고를 뿐, 인상 하나 찌푸리지 않고 1등으로 들어왔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