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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칼럼] 협상의 품격 시리즈 '표준은 강력한 힘이다'

◇표준을 의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2019년 4월에 있었던 일이다. 개명신청을 하러 지방법원을 방문했다. 분주한 사람들 사이를 지나서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곳을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문의드릴 게 있어서..." "다른 곳에 가보세요." "네?" "여긴 오는 데가 아니에요." 당시 양복에 넥타이를 착용하고 서류가방을 들고 있었다. 누가 봐도 영락없는 영업사원의 옷차림이었다. 물건을 팔러 온 사람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잠시 직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선생님. 저 개명신청하러 온 사람입니다." 그제서야 그는 벌떡 일어나서 내가 준비해야 할 서류를 준비해주었다. 기준, 혹은 표준을 의식하지 않는 이유는 주어진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표준은 누구나 귀찮고 ..

기고 2021.03.08

전준우 칼럼 '글을 쓰지 않는 사람들'

◇마음의 활자화 얼마 전 지인분의 초대로 글쓰기 온라인 특강을 했다.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 분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다. 기회는 이처럼 문득문득 찾아오는 습관이 있다. 글은 마음의 활자화다. 펜을 들고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적으면 글이 된다. 글쓰기 특강이라고 이야기하긴 했으나, 1시간동안 이야기한 내용들도 모두 마음의 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의 기술이나 방법을 다루는 것이 실제로 글을 쓰는 데 얼마나 큰 영향으로 작용하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존경하는 은사님이 계신다. 포근해보이는 인상과 달리 지적인 내공이 상당히 깊은 분이었다. 칼럼니스트, 강사, 국제대안학교 교장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는 이 분을 볼 때마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루는 이 분이 쓴 글을 ..

기고 2020.12.21

전준우 칼럼 '글쓰기는 생존을 위한 훈련이다'

◇레미제라블의 탁월함 수년 전 독서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함께 토론하던 한 여성분이 내게 물었다. "준우씨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 뭐에요?" "레미제라블입니다." 『이방인』을 앞에 놓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레미제라블』이 세계최고의 소설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 면에서 개개인의 독서취향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느끼는 바도 다르다. 나는 31살 때 레미제라블을 처음으로 완독했다. 무려 한달이나 걸렸다. 심지어 역사를 다룬 부분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대강 넘어가면서 읽었다. 쉽지 않은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살 이전까지 읽었던 책들을 모두 대단찮게 느껴지도록 만들어버린 책도 레미제라블이다. 레미제라블 완독 후 하루에 1권..

기고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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